종교방송도 차별화 해야 합니다

경영이 관건

“방송 다변화시대를 맞아 종교방송도 종교성을 강화하는 등 차별화해야 합니다. 과감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권성훈 포항문화방송 경영국장(57, 호적명 오신, 포항교당 교도회장, 대구경북교구 교의회의장). 30년 경력의 방송전문가답게 원음방송의 방향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 방송사는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가 경영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포항MBC도 200억 가까운 광고수입을 올렸다.

“정보통신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수입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곧 위성방송이 100여개 허가되면 이러한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방송 다변화시대를 맞아 각 방송매체의 경영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광고수입이 200억이라지만 라디오방송국 광고수입은 15억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텔레비전에서 거둔 것이란다.

“위성방송 허가와 인터넷방송 개국 등 방송이 다변화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방송국 운영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우리나라 보다 먼저 위성방송을 허가한 일본도 어려움이 많은 형편입니다”.

결국 경영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권 교도는 작년 2월 신설된 경영국장에 임명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결국 경영마인드에서 승부가 날 것입니다. 경영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광고를 아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고 지적한다.

그 예로 수원에 있는 경인방송을 든다. 원음방송과 같은 3KW FM방송으로 1997년까지 적자에 허덕이다가 1998년 광고공사 출신 전문경영인을 영입, 다음달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35년 경력의 베테랑

권 교도는 포항문화방송의 수석국장이다. 1972년 포항문화방송 개국 때 창립요원 겸 기자로 입사해 보도부장, 보도국장, 보도·제작국장을 거쳐 경영국장에 올랐다. 포항문화방송 입사 전 대한일보 기자로 일한 경력까지 합치면 신문방송 경력 35년의 베테랑이다.

그는 35년 경력 중 89년 타의로 심의실장을 6개월 한 것과 현재 맡고 있는 경영국장을 빼고는 줄기차게 기자를 고집해왔다. 2번의 경력을 외도라고 할만큼 기자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권 교도의 이런 치밀함은 원기83년 左山종법사 포항동부지구 순방 때 유감없이 발휘됐다. 당시 포항지구 교화협의회장으로 대회준비를 맡은 권 교도는 경주대법회 준비와 이동시 1분 이상 오차가 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진행을 했다. 특히 이 행사 때 도안한 포스터와 일원상이 인상적이었다. 갈색 바탕에 황금색 일원상은 대법회장 분위기를 경건하면서도 밝게 장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음방송, 효율성 추구해야

권 교도는 익산원음방송이 개국 당시의 우려와는 달리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황인철 사장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열심히 뛰어준 것으로 봅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원음이나 부산원음이 곧 개국된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입니다”면서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제작비도 줄일 수 있고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서울이나 부산은 시장이 크니까 잘 될 것으로 봅니다. 효율성을 추구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구원음방송 설립은 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허가는 받아놓고 개국은 여유를 가지고 했으면 합니다. 대구경제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구불교방송과 평화방송도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고 말했다.

교법 덕 톡톡히 봐

권 교도는 원기61년 경주 주재기자 시절, 경주지방법원에 출입하면서 황규정 판사(금정교당)와 인연이 돼 입교했다. 하지만 입교는 했지 행사교도였다고. 그런 그가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9년 뜻하지 않게 심의실장이라는 한직에 발령받으면서.

“이때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포항교당 금강단장으로 활동하다가 1991년 김근수 종사를 만나 선(禪) 지도를 받으면서 발심하게 됐습니다”면서 “선공부를 하면서 마음이 비워지니까 세상이 달리 보이더라고요. 머리로만 하니 사람이 안따랐는데 사람을 부처로 보고 신앙하니까 잘 따르더라고요.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면서 인상도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게 됐어요. 교법 덕을 톡톡히 본 셈입니다”고 회고했다.

포항교당 이성희 교무는 “권 회장님이 회사에서 인사발령 때 받기 싫어하는 사람을 받아 일한다는 말을 듣고 회장님이 ‘항마했구나’ 생각했습니다”면서 “부인은 포항교당의 알뜰한 주무로 새벽좌선을 10년째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고 귀띔했다.

복지타운 건립 계획

권 교도는 10년 전부터 포항교당 교도회장을 맡아오다가 작년 12월 대구경북교구 교의회의장에 추대됐다. 대구·경북교구 교의회부의장으로 교구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재임기간동안 부인(안복향 교도)과 함께 교구내 교당을 순례, 법회를 보고자 합니다”

요즘 권 교도는 포항교당에 복지타운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 외곽에 부지를 확보해 요양원 등을 갖춘 복지타운을 건립, 교화에 새 전기를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교정원 서울이전 해야

권 교도는 “교단 발전을 위해서는 교정원의 서울이전과 교무들의 생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소신을 원기84년 중앙교의회에서 피력한 바 있다.

“경제와 행정의 중심인 서울이전은 교단의 보폭을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색도 탈피할 수 있습니다. 또 교무들이 생활에 구애됨이 없어야 교화도 잘 되고 인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뚝심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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