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필요지수 높을수록 투명하게 진행하고
대중의 지혜와 전문식견 등 공개적 여론 수렴해야

최근 교단정책사업(이하 교책사업) 추진에 대해 사전 교중의 지혜를 모으고 투명하게 진행해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여론은 최근 현인위성방송사업의 운영난과 원불교종합정보시스템(WonTIS)의 인권문제, 일반 여론과 반하는 수계농원 및 벌곡부지 활용 추진 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교책사업은 교화와 관련하여 교단의 이익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며 교단 구성원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관심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추진 전 교정당국은 정책 입안단계부터 대중에게 홍보하고 설득하며, 치밀한 계획을 세워 끊임없이 여론에 의해 계획을 수정하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여론을 지나치게 우려하여 대중을 외면한 채 교책사업을 추진하며, 여론에 밀려 요식적인 공청회 한 두 번으로 대중의 예봉을 빗겨 가려는데서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지고 만다. 이같은 점이 교단과 구성원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교책사업이었던 미주총부건설, 원음방송과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등은 역대 종법사의 경륜에도 불구하고 애초 대중의 우려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종교로 발돋움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교정당국은 그 당위성을 끊임없이 대중에게 설득했고, 추진내용을 공개하여 대중이 스스로 판단하고 토론하는 가운데 이해와 설득을 하게 했다.

이와 반대로 현인위성방송사업은 출범 3개월만에 예상치 못했던 경영부진으로 책임자가 바뀌고, 원티스 역시 현장 교무들의 업무과중과 교도들의 인권문제라는 암초에 걸려 뒤늦은 수습을 하고 있다. 이같은 점은 해당사업 추진 전 예상되고 지적되었던 문제이나 형식적인 대중 홍보 절차만 거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된데서 비롯된다. 수계농원 및 벌곡부지 활용 역시 대중과의 교감없이 반환경적 내용을 담고 추진되고 있어 최근 환경·생명운동이 불붙고 있는 일선 교화현장과의 극심한 정체성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공동체에서 소수의 의견은 일사분란함을 방해하지만 획일화를 방지한다. 따라서 교정원은 소수의 의견을 반대의 목소리로만 인식하지 말고, 오히려 이를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통해 대중의 인지도와 참여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교책사업의 경우 특성상 부정적 문제는 드러나지 않은 채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제가 있을 경우 교정원이나 그 주변만 아는 경우가 많아 대중의 지혜나 전문성을 가진 집단의 접근이 차단되고 제한된 수습만 남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교정원은 기획실을 중심으로 교책사업의 추진 전후 진지한 공론화 절차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기획과 시행만 있는 현재의 시스템이 교책사업의 실수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교책사업은 바둑의 포석과 같은 것이니 만큼 교정당국과 대중이 함께 논의하는 가운데 당당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교단의 필요지수가 높을수록 더욱 투명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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