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로 지역사회 교화한다

28일 오전 익산의 동그라미재활원. 한 중학생이 꽃밭에 물을 주며 ‘객기’를 부리다 엉덩방아를 찧으며 물을 뒤집어 썼다. 휠체어에 탄 장애우와 이를 밀던 자원봉사 여학생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번졌다.

27~28일 서울시 구로구의 청소년 37명이 교립 장애인재활시설인 동그라미재활원과 정신장애우시설인 삼정원을 찾았다.

구청의 자원봉사자로 공식 등록되어 있는 구로교당 신대성 교무의 인솔하에 방학중 이곳으로 자원봉사 캠프를 나온 것.

이들은 첫날 식사와 숙소를 중앙총부 상주선원을 이용했다. 자연스럽게 총부순례도 하며 인솔하신 교무님의 종교인 원불교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에는 장애재활시설을 개방하는 곳이 많지 않아요. 익산쪽의 우리 시설이 상당히 개방적이고 중앙총부 순례를 할 수 있는 등 적극적 교화도 할 수 있지요.”

신 교무의 말이다. 신 교무는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동네교화’의 키워드를 공식적 자원봉사 채널에서 찾았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자원봉사가 구체화 된 것은 지난해였다.

태풍 매미가 전국을 할퀴었을 때 인근 지역주민들과 함께 수재민을 돕기 위한 논의를 했다. 교도들만의 수재민돕기는 한계가 있었고, 주민들은 관 주도의 수재민돕기에 대한 불신과 함께 민간돕기의 방법을 몰랐기에 이들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신 교무는 교도·주민들과 함께 강원도 정선의 현장에 물품지원과 아울러 노력봉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깔끔이 봉사대를 조직하여 매월 1일과 15일엔 교도·주민들이 함께 동네 청소를 했다. 청소 직후 월초·보은기도를 올리니 동네 청소는 기도전 마음을 정화하는 살아있는 ‘영주’가 되는 셈이었다.

몸으로 부대껴서 일까? 그 후부터 구로구의 주민들이 원불교를 다시보게 되었다. 종교단체에 신뢰성을 가졌고 원불교는 지역사회속에 더욱 깊게 들어가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의 일이 있으면 교당은 언제나 개방되었다. 아파트자치회, 마을금고총회, 정당모임 등 구로구 내의 공공장소가 필요한 곳이면 일원상이 걸린 대각전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검정치마 흰저고리의 여자교무가 아니더라도 원불교의 홍보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한복을 입은 신 교무가 거리에 나서면 주민들이 “일전에 교당에 들렀습니다”고 인사를 하는 등 사람과 사람의 인간적인 만남이 이어졌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것이 서울의 특성으로 대변되는 현실속에서 구로교당은 자원봉사를 통한 지역활동으로 교화의 새로운 장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다.

“봉사하는 사람들은 서로 통하는게 있어요. 이웃과 나누고 함께하려는 마음을 통해 따뜻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신 교무는 인터넷을 통해 구로구 관내의 각급학교에 자원봉사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한다. 청소년 자원봉사캠프도 그 과정에서 이루어 진 것.

도심권 교당은 노령화가 가속화 되고 있어 지역의 환경에 맞는 특성화 교화가 계속 시도 되어야 한다. 구로교당은 그 해법을 자원봉사에서 찾은 것이다.

구로교당은 하반기에도 두가지 프로그램을 운용할 계획이다.

하나는 군포 원광대한병병원의 지원을 받아 무료한방진료를 10월 경에 할 계획이다. 이때 지역주민들의 후원을 받아 어르신들의 영정사진도 찍고 액자도 만들어 줄 예정이다.

그리고 혼자사는 어르신들의 반찬 마련해주기 사업을 펼치며 청소년들을 끌어 들여 심부름 등 실질적 봉사활동도 하게 할 예정이다. 신 교무는 이것으로 지역사회와 청소년교화의 기틀을 잡아간다는 생각이다. 교화를 위한 인위적 교화보다는 실질적으로 지역이 하나로 통합되는 사회적 기능으로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친다는 뜻이다.

구로교당의 자원봉사 교화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맺은 인연들이 입교를 하는 등 특성화 교화로서의 틀이 잡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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