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에 평생서원 세웠습니다”

지난 7일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본부에 작은 경사가 있었다. 금년 3월 결성된 ‘원불교군교화교수지원단’(이하 교수지원단)의 책보내기 성금전달식이 있었던 것. 이 자리에서 교수지원단은 50여명의 교수들이 매달 조금씩 모은 성금을 은혜의 책보내기운동본부장 권도원 교무에게 전달했다. 책보내기 운동뿐만 아니라 군교화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원불교 군종문제에 작으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원광대학교 교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교수지원단. 그러나 단장인 윤석화 교수(남중교당)의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없었다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군교화 적극 지원

ROTC 12기 출신인 윤 교도는 “평소에도 군교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말한다. 남중교당 청년회장인 큰아들이 ROTC 38기로 전역했고, 둘째아들이 ROTC 41기로 현재 연천포병부대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일까, 군교화에 대한 윤 교도의 애정은 확실히 남다르다. 작년 3월 남중교당에서 군종정책교당인 여산교당을 낼 때는 추진위원장을 담당하기도 했다. 군교화에 대한 윤 교도의 이런 관심은 지난해 여름부터 구체화되어 마침내 금년 3월 원광대학교 교도 교수들을 중심으로 교수지원단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윤 교도는 “대학에서 한해 1천명 이상의 학생이 입대를 하고 있다”며 “교도 교수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져 입대자들을 원불교로 인도한다면 군내 원불교 교도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교수지원단을 창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윤 교도에게 대학은 학문의 요람인 동시에 ‘군교화의 못자리판’인 셈이다.

윤 교도는 교수지원단 사업의 일환으로 여산교당 군장병법회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지난 7월부터 여산에 위치한 육군부사관학교 장병 60여명이 법회를 보기 시작했다. 윤 교도는 “육군부사관학교 문턱을 수십차례 드나들어 정문에서도 나를 알아볼 정도였다”며 파안대소했다. 8월에는 원광대학교와 육군부사관학교 사이에 종교활동을 포함하는 학술교류협정까지 체결되었다. 윤 교도는 “이 모든 일들이 정갑원 원광대학교 총장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내년부터 개설될 군사학과와 더불어 원불교 군교화가 더욱 탄력을 받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 1백명 이상 입교시켜

사실 윤 교도의 이런 적극적인 교화의지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남중교당 교도부회장 겸 단장을 맡고 있는 윤 교도는 한 때 연간 1백명 이상을 입교시키며 남중교당 교화에 활력을 불어넣은 장본인. ‘잠자는 교도’단의 단장이 되어 1년만에 법회출석 등 거의 전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며 교화단 운영에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로 인해 전국 30여개 교당의 재가교역자훈련에서 교화단 실천사례담을 발표하기도. 바쁜 교수 일정 가운데에도 20여년간 법회 한번 빠진 적 없이 한결같은 신성을 보인 윤 교도에게 군교화를 위한 노력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윤 교도는 올해 원광대학교 어학원장에 취임했다. 원기83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에는 어학원 한국어과정에 해외교당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했다. 교당에서 온 학생들이라야 돌아가서도 그 교당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교육과정에 원불교 시간도 추가했다. 돌아갈 때 즈음에는 전원 입교를 하고 법명까지 받게 했다.

윤 교도는 “현재 어학원에는 9개국 6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이들이 바로 외국인 교화의 씨앗”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교화’만을 생각하는 윤 교도에게 어학원은 또한 ‘해외교화의 못자리판’이었다.

‘교화’로 효도

윤 교도는 지금도 매일 아침 출근하며 ‘오늘도 5명을 입교시켜야지’하고 다짐을 한다. 재산목록 제1호인 원불교수첩에는 언제나 입교원서가 준비되어 있다. 일생 서원으로 세운 ‘교화’로 대종사님께 효자가 되고 싶다는 윤 교도는 최근 조석심고에 한 조항이 더 늘었다. 원불교 군교화 성공 기원이 바로 그것.

윤 교도는 조만간 강원도 화천에 다녀올 예정이다. 4월에 이어 최전방부대에 은혜의 책이 전달되기 때문. 윤 교도는 이 일이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은혜의 책보내기 덕에 원불교가 널리 알려지고 곳곳에 교화의 씨앗이 뿌려졌기 때문이다.

“원불교 군교화는 중앙총부 뿐만 아니라 전 교당, 전 교도가 합력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모든 교도들이 책보내기에 조금씩 더 정성을 모아준다면 전군에 양질의 도서를 보급할 수 있습니다.” 은혜의 책보내기 동참을 호소하는 윤 교도의 눈에는 교법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