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의품 27장

대타원 이인의화 종사가 원기 21년(1936) 에 입교 후 발심을 일으켜 공부 사업간 정진을 계속할 무렵 대종사는 대타원 종사의 장함을 대중 앞에서 칭찬하고 기뻐하며 직접 의문점을 물을 기회를 주셨다. 그 내용이 교의품 27장에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이인의화 묻기를 “너희 교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하오리까” 대종사 답하시기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되는 이치를 배우고 가르친다 하라. 이 이치를 알고 보면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이치까지도 다 해결된다. 그런 후 마음을 요란하지도 어리석지도 그르지도 않게 하라” 하셨다. 여기서 일체유심조란 ‘이 세상 모든 일은 다 마음이 짓는 바’라는 뜻이다.

깃발이 바람에 움직이고 있다. 무엇이 들어서 움직이는가? 혜능대사는 깃발이 먼저도 아니고 바람이 먼저도 아니라 오직 깃발을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라 하였다.

나의 눈·귀·코·입·몸·마음도 마음이 들어서 움직이는 것이다.(무본편 1장) 이처럼 인간 생활에 모든 것은 한 마음의 작용이다. 대종사는 ‘마음은 모든 힘의 조종이다’하셨다.(수행품 58장) 마음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누구나 내 마음이 있다는 것은 믿는다.

그 마음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만물 허공법계를 움직이는 이법을 마음이라 강연히 말로 표현한다. 내 마음은 태어남도 없기에 죽음 또한 없다. 그래서 마음은 항상 청춘이라 하는 것이다. 이 자리를 일러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한다. 마음은 항상 시시각각으로 변하지 않던가? 기뻤다가 슬펐다가 탐욕도 일어! 났다가 평화로웠다가 하는 것이 한 순간도 머물지 않고 경계 따라 변화하는 이치가 인과보응이라 말씀하셨다. 우주의 움직임도 내 마음의 움직임도 인과보응과 불생불멸로 끊임없이 작용한다. 이 움직임은 마음이 들어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대종사는 일체유심조 이치를 깨치면 불생불멸 인과보응 이치까지 다 해결된다 하신 것이다.

또한 마음의 원리를 알고 난 후 마음을 요란하지도, 어리석지도, 그르지도 않게 하라 하신 뜻은 마음 닦는 삼학수행을 마음의 이치를 알기 전이나 알고 난 후에도 계속하여 실생활에 마음을 활용하는데 더 큰 비중을 두신 것이다.

우리 다 함께 모든 것이 다 마음이 들어 짓는 이치임을 굳게 믿자.

또 이 마음은 불생불멸로 영원한 가운데 인과로 끊임없이 변하고 있음을 깨닫자. 그리하여 마음을 요란하지도 어리석지도 그르지도 않는 삼학 수행을 계속해 실생활에서 활용해 나가자.

이명륜 교무·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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