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문16

이 계문은 특신급 3조이다. 금,은은 금은과 재화 곧 돈을 말하고 보패는 보물이니 금강석과 칠보로 불려온 금, 은, 유리, 파리, 마노 거거, 산호 등의 보물을 포함하여 온갖 귀중품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금음보패를 구하는데 정신을 뺏기지 말라는 것은 돈을 포함하여 보패을 구하는데 온통 정신을 빼앗기고 보면 물질 제일주의 즉, 황금만능주의, 물신주의에 빠져 인간의 삶이 물질의 노예화, 종속화 현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 상실될 수가 있음은 물론, 특히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 회복하여 진정한 정신적 해탈과 자유를 추구하는 수도인의 생활에는 큰 마장이 될 수 있으므로 계문으로써 경계를 삼게 한 것이다.

이러한 금은보패를 구하는 데에 정신을 빼앗기는 원인을 몇 가지 찾아보면 ①어떠한 주의 주장의 사회에서나 돈은 많을수록 힘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②돈으로 만사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③돈은 욕망을 성취할 수 있는 도구라고 보기 때문이다. ④정신가치의 소중함에는 관심이 없거나 적고 육신생활의 안일과 재미에 편중하기 때문이다. ⑤허영심, 정복심, 사치심, 향락심 등 끝없는 욕망에 불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생활은 하되 금은보패 구하는 데에 정신을 온통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몇 가지 방안을 찾아보면 ①돈이나 물질은 인간 삶의 전부가 아니고 일부이며 삶에 필요한 도구로 보아야 한다. 즉 인간이 주(主)이고 물질은 종(從)임을 알아야 한다.②영육쌍전의 교리정신으로 정신생활과 육신생활을 아울러 나가되 공부심으로 해결해 나가며 선후, 주종을 잃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③과도한 물질적 욕구가 가져오는 폐해를 거울삼아 생업에 정성과 노력을 다 하되 정신적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④노력은 하되 분수와 중도를 잡아 나가며 당하는 일과 인연마다 좋은 업연을 맺어 나가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 ⑤사람마다 목표가 다르겠으나 어느 정도 성공하면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나눔의 복덕을 쌓아 나가야 한다.⑥젊어서도 그렇지마는 노후에 가까울수록 생활을 간편하게 하고 영생을 준비하고 일관하는 마음공부에 재미를 붙여야 할 것이다.

I정산종사 법어 J에 의하면, “세상 사람들이 금은보패를 가장 보물이라 하나 실은 모든 상(相) 있는 것이 다 허망한 것이요, 인생의 참다운 보물은 두 가지가 있나니 하나는 영원히 불멸하여 세세생생 참 나의 주인공이 되는 우리의 참 마음이요, 둘은 우리의 그 참 마음을 찾아 참다운 혜복(慧福)을 얻게 하는 바른 법이니 안으로 참 마음과 밖으로 바른 법이 우리의 영원한 보물이 되나니라”라고 하셨다(무본편 31). 정법회상을 만나 안으로 참마음을 찾고 밖으로 바른 법으로 생활을 영위하여 나간다면 이 또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복덕임을 알고 이러한 복덕과 복덕성이 길이 끊이지 않도록 연마하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김성택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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