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호 교무 / 영산성지고등학교
대안학교 근무 3년째. 경주화랑고 시절부터 영산성지고까지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난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또 배우고 있는 중이다. 지금도 나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내 역할을 찾고 있고, 교무로서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천방지축에 때론 내 상식에서 벗어난 어이없는 행동으로 나를 당황하게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또한 나의 희망이 되어주는 아이들이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하신 대종사님의 말씀처럼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챙기는 마음의 소중함을 느낀다. 내가 한 마음 챙기고 있으면 아이들도 따라서 챙기고, 내가 잠시 챙기는 마음을 놓치고 있으면 아이들도 따라서 놓치고 사고를 치게 되는 묘한 현상까지 경험하게 된다.

처음 아이들과 마음대조 공부를 하면서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이 빨리 공부를 잘 하기를 기대하여 기다리지 못하고 경계에 끌려 요란하고 어리석고 그른 행동을 할 때 마다 화내고 포기하는 마음을 많이 가졌다. 하지만 아이들과 계속 마음대조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의 성향을 조금씩 알게 되었고, 그 기질에 따라 변화하는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아이들과 마음대조공부를 통해 만나면서 아이들이 마음대조 공부를 통해 조금씩 변해간다는 사실이 더욱 공부심을 챙기게 하였고, 시일의 장단이 있을 뿐 반드시 변하여 간다는 사실은 교법에 대한 믿음을 더욱 두텁게 하였다.

말과 글로 배웠던 그래서 법문으로만 내게는 먼 책속에만 있었던 말씀들이 매일 매일 실현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또 배우게 되어 학부나 대학원에서 느끼지 못했던 일들을 현장에서 하나하나 알게 된 것이다.

요즘 청소년 교화에 노력하는 도반들이 가끔 어려운 고충을 이야기 하곤 한다. 나는 기관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느끼는 청소년 교화의 어려움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도반들의 고충을 들으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짧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많은 성과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는 짧은 생각이 났다.

아이들이 마음대조공부를 통해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교법을 실천하면 세상 사람들을 낙원으로 반드시 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낙원으로 가는 속도가 서로 다를 뿐이다.

교화는 기다림과 챙김의 연속이다. 내가 먼저 교법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또 가르치면서 안 되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챙기고 또 챙기고 살피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과 마음대조공부를 하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살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반드시 평화롭고 지혜롭고 바른 쪽으로 변할 것이고 변할 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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