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실천은 나눔

▲ 대각개교절 경축기간(4월1일~5월11일)에 다양한 은혜잔치가 열리고 있다(사진은 지난17일 원광대에서 열린 제3회 익산 경로 큰잔치)
깨달음과 나눔

지금으로부터 83년전 4월28일에 전남 영광군 백수면 길룡리에서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인 것을 깨달으신 대종사님!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를 선언하시고 삼동윤리 실천을 독려하신 후계 종법사님!

어머니가 자식들을 기르고 사랑하듯이 중생들을 사랑하고 슬퍼하신 과거 성현님네들! 부처님의 자비가 그러하였고 공자님의 어짐이 그러하였으며 예수님의 사랑이 그러 하였다. 4월28일은 우리들에게 하나의 세계, 하나의 가족을 깨우쳐 주시고 독려하신 거룩한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하여 「깨달음의 빛, 나누는 기쁨」이 나라와 세계에 널리 퍼지도록 4월을 봉사의 달로 정한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분열에 바빴고 전쟁과 약탈과 원망이 가중되어 왔으며 지금도 유고반도의 코소보 사태나 터어키 산악지대의 쿠르드족 문제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종교분쟁들이 우리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이 땅의 남북대결은 어떻고 동서갈등은 어떤가. 이념분쟁 지역감정을 잠재우기는 커녕 이를 부추기고 이용하려드는 지도층들이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하나이니 하나로」 이 땅에 일원의 깃발을 세우고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고자 분연히 일어선 우리들의 원불교 대학생들! 청년회원들! 청운회원들! 여성회원들이여! 삼동윤리를 구호 속에만 가두어 놓지 말고 실천 프로그램으로 이 나라 이 강토에 널리 퍼지게 할 수는 없는가. 우리도 남북통일, 동서화합, 환경친화적 문명 건설, 도덕 민주 시민사회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안 되는가.

4월은 봉사의 달

4월은 교단적인 나눔의 달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누군가에 의하여 대각개교절은 「깨달음의 빛 나누는 기쁨」으로 표현되었다. 해마다 대각개교절에는 경축 행사와 더불어 불우한 이웃들과 나눔의 행사를 펼치고 있다. 12월이 「자선의 달」이듯이 4월은 원불교 봉사의 달로 되어가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교당과 교구와 교단에서는 다양한 봉사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교당 수준의 프로그램으로는 지역사회의 불우한 청소년과 노인미화원들에게 자그만 선물과 식사공양을, 교구수준에서는 보은의 쌀 모으기, 효행자 표창, 자선기관과 불우이웃 돕기를, 교단 수준에서는 의료봉사대 파견, 헌혈, 장기기증, 심장병어린이 수술 등 의료봉사와 환경보호를 포함한 은혜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의 달」이 되기 위하여

4월이 나눔의 달, 봉사의 달로 정착되기 위하여는 몇가지 보강할 점이 있다.

첫째 지속이고 책임성 있는 봉사활동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 1회적인 봉사, 선심성의 봉사, 교화를 겨냥한 봉사는 지양되어야 한다. 연중행사에 봉사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교화예산에 봉사비를 책정하며 봉공분과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둘째 개인 상대의 봉사와 함께 집단과 지역사회 그리고 영역별 운동적 성격의 봉사활동도 병행하여야 한다. 지금까지의 봉사는 일회성의 것, 사후적인 것, 봉사대상이 개인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정과 직장과 지역사회 나아가서는 사회구조 개선과 시민운동의 성격의 것들(인권, 민주시민의식, 도덕성 회복 지역사회 개선 등)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학과 총부를 중심으로 익산 지역사회 개선운동에 참여하는 교무님들이 있는 것은 원불교 사회봉사가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셋째 복지성의 원칙이다. 봉사 대상자가 절실히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 봉사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먹을 것, 입을 것, 의약품 등 신체적 요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신체적인 욕구 외에도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넷째 선도성의 원칙이다. 종교단체가 사회문제를 모두 책임지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가가 할 일을 대행하므로써 정부로 하여금 책임회피 구실을 줄 수 있다고 경계하는 이도 있다. 다만 종교기관이 하는 일은 국가가 하는 일의 빈 구석을 채워 주고 잘못된 점은 시정토록 권고하며 시민운동을 통한 사회개선에 앞장 서자는 것이다.

영호남의 대립으로 표현되는 지역갈등의 문제는 이 나라 이 민족의 비극적 질병으로 고착되어 가고 있다. 삼동윤리 실천으로 치유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어떨까. 익산에서는 5월5일 어린이잔치가 원불교와 기독교로 나뉘어 원대 운동장과 익산 공설운동장에서 각각 펼쳐지고 있다. 금년에 이를 합동으로 개최하자는 의견이 제기 되었다. 삼동윤리 실천을 선도하는 우리들의 바라는 바이다. 어린이들의 갈등을 해소시켜 주고 익산시청의 당황스러움을 덜어 주며 나아가 익산 시민의 갈채를 이끌어 내는 양측의 결단이 요구 된다.

바야흐로 20세기가 마감되고 새로운 21세기가 1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서기 2천년은 정산종사 탄백기념사업의 해다. 20세기가 자본주의 단일체제로 마감 되면서 그 탐욕스런 욕심의 방향타가 어디로 향할는지 알수 없는 상태다. 자리이타의 일원주의로 광대무량한 낙원건설에 앞장서 나가자.

〈원광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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