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교·생명공동체」 주제로 탈가부장적 종교문화 모색
영산원불교대 주최 정산종사탄생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 지난 4,5일 「여성· 종교· 생명공동체」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영산원불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영산원불교대학교가 여성학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영산원불교대학교 소태산사상연구원은 지난 4, 5일 동교 대강당에서 「여성·종교·생명공동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 종교와 관련한 여성학 분야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연구원은 지난 4월2, 3일에도 농촌여성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 김복환 총장은 『정산탄백기념사업회가 후원한 이번 학술세미나는 원불교학의 불모지대라 할 수 있는 여성학 분야를 새롭게 개척, 원불교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교단의 사회적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시도』라면서 『10명의 발표자와 10명의 토론자가 참여한 이번 세미나의 연구성과는 정산종사의 사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복환 총장은 「정산종사의 종교사상에서 본 새로운 종교문화」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정산종사가 제창한 삼동윤리는 하나의 평화세계를 건설하자는 종교사상』이라며 『대산종사가 종교연합운동 차원에서 제시한 「심전계발훈련, 세계공동시장 개척, 종교연합기구 창설」 등 3대 제언을 세계시민운동으로 확산하여 지속적으로 전개해 갈 때 삼동윤리는 원만히 실 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여성학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남성중심으로 전개돼 온 가부장제를 탈피하는 것」으로 집약된다.

「한국종교전통에서 본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주제로 한 1부에서 △불교 전호련 교수(동국대 불교학과) 「불교전통에서 본 여성」, △기독교 김애영 교수(한신대 신학과) 「생태여성신학과 해방의 영성」, △유교 이숙인 교수(국민대) 「여성역할과 유교적 잔재들, 그 비판적 모색」, △도교 김낙필 교무(원광대 교수) 「도교와 여성」, △신종교 차옥숭 교수(한일장신대) 「신종교와 여성」, △원불교 하상의 교수(영산원불교대) 「소태산의 남녀권리동일 어디까지 왔나?」도 「탈가부장제를 통한 여성의 해방을 종교적 과제로 인식하는 것」 에 초점이 맞춰졌다. 각 종교에 담긴 가부장제적인 요소가 어떻게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제한시켰는가를 찾아보고 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종교문화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특히 신종교와 여성에 대해 발표한 차옥숭 교수는 수운·해월·증산·소태산 등에서 보이는 탁월한 여성해방적 요소를 조명하고 체험의 보편성을 강조한 사례연구를 제시, 관심을 끌었다. 하상의 교수는 「소태산의 남녀권리동일 어디까지 왔나」라는 발표에서 『원불교 사상 가운데 일원상의 진리, 은사상, 불성 등은 탈가부장적 문화를 위한 기본이념 및 실천강령으로 제시됐으며, 원불교는 돌봄과 배려를 주도하는 여성주의적 윤리관을 배태한 선각자적 종교』라고 강조했으나 『여성에게만 정녀로서 독신의 길을 강요하는 것은 가부장문화의 산물 이다』고 주장했다.

2부에는 전통춤연구가인 김경란 선생을 초청, 「전통춤과 종교적 영성」이라는 주제로 침향무와 승무, 굿거리 등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3부 주제는 「여성주의 영성과 탈가부장제 종교문화의 모색」. 손승희 교수(이화여대)의 「여성의 몸경험과 종교적 영성」, 김재희 선생의 (『신과학산책』저자) 「신과학적 사유로서의 생태여성주의」, 김성은 교수(서울신학대)의 「여성성직자와 종교의 미래」에서는 지구문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모든 것을 근본적인 관점에서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간 대화를 위한 종교적 영성」이란 주제로 발표한 신광철 교수(한신대)는 현대종교와 현대인이 만남의 문법체계를 마련하는 하나의 지침으로 여성신학자 레티 러셀의 「파트너쉽」과 송정산의 「삼동윤리」의 사상체계를 소개했다. 신교수는 『러셀의 파트너쉽과 삼동윤리의 지향점인 「더불어삶」의 실천은 각각의 종교적 전통에서 도출됐으면서도 현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종교간 대화의 모델로 제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지정토론자의 질문에 대한 발표자의 답변이 있었다.

손승희 교수는 『여성문제를 각 종교의 관점에서 정면으로 다룬 세미나를 개최한 원불교의 개방성과 포용성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김애영 교수가 『삼동윤리의 출발은 민중에 애정을 가지고 빈곤을 타파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상체계로 이해되는데 그러한 구체적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분히 체제지향적인 논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한 것은 귀담아 들을만한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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