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 되면 나로 인해 피해 입은 사람은 없는지, 받은 만큼 주고 살았는지, 일하면서 섭섭함은 없었는지. 둘러보면 많은 생각들이 가슴에 머문다. 그래서 세밑에는 작은 것이라도 남에게 베풀고 싶고, 소원했던 사람을 찾거나 안부를 묻는다.

지금 사람마다, 보도매체마다 경제가 어렵다고 야단들이다. 국가경제지수가 좋지 않게 나타나고, 서민들 피부로 느끼는 살림살이가 여간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작음 마음을모아 큰사랑을 만들고 있다. 불우이웃 돕기 성금 모금단체들은 지난해 보다 모금 목표액을 높이 잡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이 15일 만에 514억이 모여 50도로 치올랐다. 이는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7년만에 최단 시일에 올린 성과라 한다. 노부부가 암환자를 위해 88억을 내놓은 이야기도 들리고, 유치원생이 모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도 보인다.

남자교역자 부인 정토(正土)들이 소록도 나환자 돕기 하루찻집도 아름다운 이야기 중 하나다. 소록도에는 한센병환자들이 수용되어 있고, 이들을 위해 소록도교당을 세웠다. 교당운영과 교화활동은 다른 교당의 지원이 없으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소록도교당 교화 프로그램에는 교립 학교생이나 전국 교도들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숙소가 큰 어려움이다. 이 문제 해결의 도움에 나선 정토들이 천만원을 모았다. 오천원짜리 죽과 차를 팔아 모은 성금이니 계산으로 치면 이천 명이 성금 모금에 참여한 셈이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소록도 나환자 돕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었다. 이 성금은 한센병환 자 자원봉사자들의 숙식 공간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죽 한 그릇의 따뜻한 마음이 외롭게 사는 한센병환자의 자원봉사자 숙소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봉사자들이 더 많이 찾는다면 이는 작은사랑을 모아 큰사랑을 만드는 우리들의 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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