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도선
▲ 김혜전
▲ 유덕정
▲ 김유심
좌담참석자

최 도선 교정원공익부장
김 혜 전 중앙봉공회장·서울교구 봉공회장
김 재 성 서울교구 봉공회 부회장
유 덕 정 광주·전남교구 봉공회장
김 유 심 중앙교구 봉공회 부회장
송 인 걸 편집국장(사회)

때 : 원기84년 10월 6일
곳 : 중앙총부 법은관 소회의실
정리 : 노태형 기자


봉공회 역사와 이념

사회(송인걸 편집국장)‥안녕하십니까. 21C를 앞두고 세계는 새시대에 나아갈 좌표와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단에서도 이러한 전환기에 정산종사 탄생100주년을 맞아 그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오늘은 무아봉공 정신을 묵묵히 실천해온 봉공회의 활동을 돌아보고 방향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김재성 부회장님께서 교단 봉공회 역사를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김재성 서울교구 봉공회 부회장‥교단의 공식적인 봉공회 역사는 원기54년 4대 봉공회가 발족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기50년부터 각 교당에서는 이미 교당봉공회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원기62년 교구제가 되면서 교당봉공회들이 연합해 낙도어린이초청·군부대위문 등 대사회 봉공활동을 전개했죠.

원기63년도에 교구봉공회가 조직되어 봉공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원기73년에 중앙봉공회가 결성되면서 정관을 제정하고, 봉공회관까지 건립했습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중앙봉공회가 설립목적인 인류사회의 빈곤과 무지, 질병과 재앙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해 가는데 앞장설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중앙봉공회의 실질적인 활동을 미미했으며 약10년의 공백기를 가졌죠.

그러다 원기82년 중앙봉공회 정관이 개정되면서 김혜전 현 회장님이 취임하게 되고, 원기83년도에는 복지법인 원봉공회를 만들어 대사회 봉공활동을 활발히 펼쳐가고 있습니다.

사회‥이제 봉공활동의 역사적 의미와 아울러 이념을 한번 정립해 봅시다.

김혜전 중앙봉공회장‥대종사 대각후 제일 먼저 저축조합을 만드셨습니다. 또한 방언공사라는 공동노동을 통해 회원간 결속력을 다졌으며, 신심을 더욱 굳히셨죠. 저는 방언공사에서 봉공회의 뿌리를 찾고 싶습니다. 봉공활동을 하면서 힘들 때 방언공사를 생각하면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재성‥대종사 대각후 근검절약과 공동출역 등으로 저축조합을 만드시고 그 기금으로 방언공사를 시작했죠. 개펄을 막아 논을 만들고 지역사회 복지에 도움을 준 것이 원불교 봉공의 효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혜전‥봉공회 이념의 기본으로 대산종사께서 말씀하신 4대봉공회 취지를 퇴색시켜서는 안되겠습니다. 대산종사님은 세계사업·국가사업·출가사업·재가사업을 하라 하셨는데 봉공활동이 대체적으로 교당수호와 유지에만 매여있어 안타깝습니다.

최도선 공익부장‥우리는 아직 초기 교단입니다. 초기 교단이기에 내적 봉공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시대는 대사회적인 봉공활동을 요청합니다. 봉공회 역사가 짧기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김재성‥원기78년도에 출가봉공회를 후생공단으로 분리했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4대봉공회의 이념을 퇴색시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최도선‥4대봉공회 이전에도 봉공활동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교당 교무님들의 성향에 따라 봉공회의 방향을 잡아 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일관성이 없었죠. 그래서 대산종사님이 4대봉공회를 발족시켰읍니다. 그러나 그것이 잘 안되니깐 후생공단으로 출가봉공회를 분리한 것입니다.

사회‥봉공회에서 해야 될 일은 국가와 세계의 빈곤을 퇴치하는 일이고, 이것이 봉공회의 역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무출신들의 뒷바라지는 후생공단으로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김재성‥교당봉공회에서는 재가와 출가에 대한 봉공활동을 현재도 함께 실행하고 있습니다. 교도들이 재난을 당했을때 도움을 주는 것이 재가봉공활동이고, 교무훈련시 훈련비지급 등이 가장 기초적인 출가봉공활동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김혜전‥국가·세계에 대한 봉공활동은 우리 교단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역할이 더 큽니다. 실질적으로 바자 수익금의 80%는 재가·출가를 위한 내적 사업에 쓰여지고 있으니까요.

중앙봉공회와 원봉공회

사회‥봉공회가 교단내에서는 원불교중앙봉공회란 이름으로 단체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사회적으로 활동 할 때에는 원봉회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도선‥원봉공회와 원불교중앙봉공회는 둘이 아닙니다. 사회복지법이 강화되면서 종교적인 색채를 띄면 법인 허가가 잘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봉공회로 법인 등록을 했죠.
김재성‥본래 원불교중앙봉공회란 이름이 있는데 대사회적인 활동을 위해 원봉공회란 이름으로 등록했죠. 그리고 교단내에서는 흔히 원불교를 생략하고 중앙봉공회로 불려짐으로해서 중앙교구 봉공회와 혼돈이 될 때가 있습니다.

사회‥중앙청년회 중앙봉공회 등 교단내 단체에는 중앙이란 단어를 많이 붙이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원불교봉공회라고 칭하면 분명할텐요.

최도선‥총부도 처음부터 원불교중앙총부라고 일컬어 왔습니다. 중앙이란 단어는 우리 정서상 공히 붙여진 이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연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혜심기와 봉공회

김혜전‥은혜심기운동본부와 봉공회 활동이 중복되는 것 같아 혼선이 옵니다

최도선‥은혜심기운동본부는 대종사 탄생100주년에 대사회적인 봉공활동을 위해 탄생시킨 운동체입니다. 공익부는 심장병어린이돕기 시신기증 장기기증 등 많은 일을 하는데, 이 모든 사업을 은혜심기운동의 일환으로 펼치고 있죠. 또 대사회 봉공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원봉공회를 만들었습다. 따라서 봉공회의 활동도 은혜심기운동의 일환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김혜전‥각종 재해에 원봉공회 이름으로 기금을 모으고 성금을 보내는데, 은혜심기운동본부에서도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어 모금운동이 중복되는 감이 있습니다.

김재성‥원봉공회에서 주체적으로 은혜심기운동을 벌일 수 있도록 일원화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최도선‥대사회 활동을 은혜심기운동본부를 통해 벌일 때 교단의 위상이 사회에 더욱 확고히 심어진다고 봅니다. 따라서 은혜심기운동으로 모든 것이 모아져야 할 것입니다.

유덕정 광주교구 봉공회장‥지난번 수해때 광주교구에서는 지역사회에는 봉공회 이름으로 성금을 내고, 그리고 교단적인 차원으로 은혜심기운동본부에 또 성금을 보낸바 있습니다.

교당봉공회 활동방향

사회‥은혜심기운동과 봉공회 활동에 대한 혼선은 과제로 남깁시다. 다음은 교당봉공회 활동을 어떻게 지역사회 교화와 연결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김재성‥전국에 있는 모든 교당들이 불우한 가정을 두서너 가정씩이라도 맡아 1주일에 한번씩 봉사활동을 펼친다면 탄탄한 교화발판이 마련되리라고 봅니다.
유덕정‥광주지역은 교당봉공회들이 지역 복지관 등 자선기관과 결연해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노력 봉사가 쉽지 않고, 봉사활동 참여도도 낮아 걱정입니다.

김혜전‥교당이 있는 지역사회의 빈곤한 가정을 찾아 도와주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최근 원봉공회에서는 서울회관이 있는 흑석동 지역의 영세·빈곤가정을 찾아 도배를 해줬습니다. 비록 힘들긴 했지만 반응이 참 좋았고, 특히 종교를 초월해 봉사하니깐 더욱 감동했습니다.

실례로 전농교당 같은 경우는 1달에 2가정씩 방문, 도배를 해주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유심 중앙교구 봉공회 부회장‥중앙교구 봉공회에서는 주로 장학사업과 봉사활동을 많이 합니다. 봉사활동은 주로 원대병원과 재활원에서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자원봉사에 대한 인지도와 참여도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중앙봉공회 차원의 자원봉사교육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사회‥봉공회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연례적인 모임이나 자원봉사자 교육같은 훈련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중앙봉공회에서 이것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 같은데요.

김혜전‥내년 3월에 전국 봉공회장단 훈련을 가질 예정입니다.

사회‥복지관 활동과 봉공회 활동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나요?

최도선‥봉공회원은 복지관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또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죠.

김혜전‥봉공회원들이 복지관 자원봉사활동에 보람을 잘 못느낍니다. 꼭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일을 해야 보람을 느끼는데 복지관 봉사활동은 그런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복지관 운영은 교단에서 자원봉사와 재정 부문에 각각 20%를 충당해야 하기에 문제입니다.

봉공회의 대사회활동

사회‥21세기는 NGO시대라고 합니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시민단체 활동이 중요시 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봉공회 활동은 더욱 요망되는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를 선도하는 봉공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 가야 할까요?

김혜전‥지난 9월15일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DPI/NGO 제52차 총회에 가서 느낀 점이 있다면 원불교봉공회의 저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봉공회가 활동해 왔던 모든 것이 NGO 지도자들이 지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세계 무대를 파악할 필요가 있고, 또 세계에 우리 것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인재를 발굴해 우리 것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구봉공회나 중앙봉공회나 인재를 발굴해 활용해야 합니다. 봉공회 활동에 있어 앞으로의 관건은 인재발굴이 중요할 것입니다.

김재성‥한국 사회의 흐름으로 봤을때 통일 후의 교화사업을 어떻게 벌일 것인지, 북한동포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 북한동포 구호사업을 위해 기금을 축적할 필요가 있겠죠. 날로 심각해져 가는 노인복지에도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그리고 해외봉공회 조직도 급선무라 생각합니다. 해외교구 봉공회가 조직되어 중앙봉공회와 연계해 봉공활동을 펼침으로써 국제교화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최도선‥앞으로는 체계적인 활동이 이루어져야 겠습니다. 이를 위해 봉공활동이 그 지역 특성에 맞도록 이루어 져야 합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복지운동이 전개되야 한다는 것이죠. 환경운동 각종 재해구호활동 등이 중앙봉공회와 연계해 일어나야 합니다.

김혜전‥교단은 빈곤계층에 비교적 관심이 덜한 것 같아요. 봉공회에서는 회관건립을 통해 영세민을 대상으로 한 도배·미용기술을 익히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정토회원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기술 습득 같은 것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은장터 활성화 방안

사회‥각 지역봉공회가 좋은 일을 많이 하는데 그 예산을 바자에서 상당 부분 충당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유통구조가 발달되면서 봉공회 바자가 예전같지 않음을 호소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보은장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봉공활동 기금을 어떤 식으로 마련해야 할까요?

유덕정‥보은장터에 대해 설문을 해봤는데 「힘들다」 「그만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유심‥이번 보은장터를 하면서 느낀 것이 갈수록 주인정신이 부족해진다는 것과 바자가 너무 우리 교도들 위주로 이루어져 교화적인 효과도 미약하고 그러다보니 활성화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영리 목적 보다는 자리이타 정신이 앞서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최도선‥보은장터는 단순히 기금을 마련하는데 목적을 두지말고 결식아동돕기 등 뚜렷한 명분을 걸고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분이 있고 목적이 좋아야 호응이 있지 않을까요.

유덕정‥광주·전남교구에서는 이번 바자에 손으로 만든 음식을 주로 장만했습니다. 광주지구 20개 교당에서 참여했는데 호응도 별로 많지 않고, 또 곳곳에서 바자를 열어 희소가치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사회‥그동안 보은장터를 통해 봉공기금을 마련했는데 결국 보은장터 침체는 봉공활동에도 상당한 애로사항을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만….

김재성‥보은장터 정신이 흐려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기금을 모아서 사회 봉공활동을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고, 또 생필품은 어차피 사야하니까 그것을 바자를 통해 싸게 산다는 의미가 있었는데 그 취지가 이제는 상당히 퇴색된 것 같습니다. 또 옛날에는 보은장터를 열면 대부분의 교도들이 한번씩은 다녀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것 같아요.

유덕정‥사실 그 동안은 바자 이익금으로 교도소 감별소 소년원등과 교구합창단을 지원해 왔는데 지금은 애로가 많습니다. 부족한 봉공기금을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김혜전‥보은장터에서 얻어진 수익금이 봉공활동의 재원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것에 의지해 봉공활동을 펼쳐나가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보은장터는 일정부분의 자기 희생을 강요하는데 봉공회 1세대들이 은퇴하고 나면 희생정신을 발휘할 사람이 적어지리라는 것이죠. 바자가 힘이 든다면 이제는 다른 각도에서 기금마련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유덕정‥어느 교당에서는 이제 보은장터 보다는 농촌일손돕기 등 노력봉사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재성‥보은장터는 그동안 준비과정에서 노동을 공유함으로써 계층간의 위화감을 없애고, 일체감을 주는데 엄청난 효과를 주었습니다. 봉공회원들이 바자 준비를 하면서 일체감을 느끼는 것은 봉공활동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김혜전‥보은장터에 대한 교당 교무님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요청됩니다. 교무님들이 얼마나 행사에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교도들의 관심도도 달라집니다.

최도선‥변화하는 시대에는 계속 변화를 시켜야 합니다. 봉공활동의 기금마련을 위한 방법적인 면에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전주에서는 봉공회원들이 풍남제에서 기금을 마련하고, 무주교당은 반딧불축제 기간에 기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의 흐름에 따라서 각 지역 축제 및 행사와 연계해 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혜전‥요즘 각 교당에서는 봉공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교당유지를 위해 각종 먹거리들을 상설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보은장터 침체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사회‥보은장터가 기금 마련뿐만 아니라 교도들의 화합과 교류 등 교화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지역사회에서는 바자를 통해 교단의 홍보역할도 되고, 교도간의 응집력도 생기는 것 같은데요.

최도선‥전통음식 개발 등으로 바자를 활성화 시키고, 교화와 연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혜전‥바자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것을 중요시 여기는 주인정신과 공심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재성‥기금 마련이 어렵더라도 봉공정신을 길러주는 바자는 꼭 필요합니다.

사회‥오랜 시간 봉공회의 활동을 점검하고 미래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우리 교단의 역사는 초기 근검저축 공동출역 등 봉공정신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는 봉공활동을 절실히 요청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참여도는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오늘 좌담을 통해 각 봉공회 활동들이 교당 교화의 밑받침이 되고, NGO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등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고 대사회봉공활동을 통해 교단미래를 열어가는 봉공회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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