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음방송 개국2돌 기념, 삼동청소년회와 공동주관

대안학교인 영산성지고등학교 학생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서전적 연극 ‘날자 날자꾸나’ 초청공연이 익산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열렸다.

지난 3일 솜리 문화예술회관에는 영산성지고 학생들이 펼치는 청소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관람하려는 교단의 원로교무를 비롯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날 공연은 WBS원음방송이 개국2주년 기념으로 사단법인 삼동청소년회와 공동으로 주관하고, 익산시·익산교육청·원광대 등에서 후원했다.

원음방송사장 황인철 교무는 “오늘 공연이 있기까지 사랑의 손길로 인도해 주신 연극의 대모 이주실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성지고 학생들의 앞길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특히 이 작품 공연은 ‘위기의 여자’등으로 널리 알려진 연극인 이주실 씨가 죽음이 엄습할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으로 성지고 학생들의 연극을 지도하며, 기획·극본·연출을 도맡았기에 가능했다.

‘날자 날자꾸나’는 학교축제를 준비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와 부모자녀간의 문제, 어른의 성(?)문제에 이르기까지 청소년의 시각으로 끌어내려 스케치해 낸 작품이다. 연극 후반부에서 이주실 씨의 “산다는 것은 내리 물림, 연결고리와 같은 것”이라며 “너희들은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여 못난 어른처럼 살지 마라, 어른들을 미움에서 놓아 드려라”는 육성은 우리 모두에게 화두(話頭)처럼 귀를 때렸다.

또한 성지고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극으로 엮어낸 ‘날자 날자꾸나’로 2000 전남청소년연극제에서 유일한 창작극으로 동상을 받은바 있다. 전국 일반고등학교 경연대회에서는 여자 연기상·장려상·특별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소년원, 특수시설에서 초청, 공연한바 있다.

공연후 후끈한 열기 속에서 이주실 씨와 대화의 시간이 계속됐다. 이주실 씨는 “성지고생들이 일반 고교 친구들과 겨루며 어깨를 쭉 펴고 자신을 얻었다는 것이 보람이다”며 “저는 아이들의 닫혀있는 감성을 흔들어 깨우는 것일 뿐 황명신 교무님이나 교직원들은 몸이 부서지는 줄도 모르고 사랑을 베풀고 있다”고 말했다.

성지고 곽진영 교감은 “이주실 선생님이 며칠동안 식사를 못하고 있으며, 죽을 때까지 학생들과 함께 하실것”이라고 밝혀 장내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