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보고-

반갑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아 보고 싶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분열과 분단 질곡의 세월
분열과 분단 질곡의 역사
민족사 세계사 이렇듯이 지나간
저 20세기의 하반세기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단절 좌절의 55년!
우리는 진정 오래간만에 오래간만에
남과 북 북과 남 막혔던 하늘길 열어
이제사 처음으로
처음의 처음으로 손에 손을 마주잡고
우리는 마침내 만났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만나고야 말았습니다
이 세상 뜨거운 가슴
그 가슴 개벽의 용광로
우리는 마침내 우리의 만남을
그 만남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그리운 마음
보고싶은 마음
만나는 마음

우리가 못내 마지 못하는 그 마음
그 마음 하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 보배롭고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우리들 저마다의 한조각 마음 하나가
이 세상 모두인 것을
이 세상 모두의 목숨
이 세상 모두의 행복인 것을
이 세상 모두의 목숨
이 세상 모두의 행복이
오로지 나의 목숨
오로지 나의 행복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 이 순간 절실히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티끌 하나 겨자씨 하나까지
겨자씨 속에 수미산이 들어있고
수미산 속에 겨자씨가 들어있다는 말씀
물 한방울 피 한방울 구름 한점
바람 한점이 다 다 속속들이
우리가 다 다 한결같이

한 하늘 땅 한통뼈 한몸 한살
한마음─ 그러니까 그대 곧 나이며
내가 곧 그대인 것을 어찌합니까
어찌합니까 누가 어찌합니까
그러나 그러나 그 누구가
하나인 우리를
하나인 우리를 갈라 놓았습니까
오만년 오천년 혹은 이천년 세월의 역사
이제 반세기의 격동하는 질곡
분단의 소용돌이 속에 하늘을 갈라놓고
땅을 갈라놓고 동과 서 남과 북
서와 동 북과 남으로 갈라 세우고
마치 평화의 실체(?)인양 핵미사일
핵우산 아래 몰아세우고
오직 하나인 우리 겨레 우리 조국
오직 하나인 우리 인류 우리 대지
오직 하나인 우리 지구를
지금 그 누구가 그 누구를
이렇듯 막가는 막몰이판
화탄지옥으로 내몰아세우고 있습니까
그것은 물론 그대도 나도 우리도 누구도
아무도 아무도 아닌 것을
실로 아무도 아닌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나는 내가 아니고
그대는 그대가 아니라
그러므로 나는 곧 그대
그대가 곧 나인 것을
저 선천시대 오역(五逆)의 무리도

천둥번개 뒤에 숨어 천둥번개 들으며
백두산 독수리바람으로 피어난 만병초
지리산 뻐꾸기로 뻗어가는 구절초
묘향 골짝골짝 금강 구룡폭포 되어
한라산 백록담 새벽 물가 더불어
동해에서도 서해에서도 남해에서도
우리와 한가지
우리보다 먼저 그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두 다 끝났습니다
하늘은 하늘을 다하고
땅은 땅을 다하고
세월은 세월을 다하여
역사는 역사를 다하여
분열과 분단의 역사
질곡과 질곡의 이 저 세월은 끝났습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우리는 본디 누구입니까
우리는 본디 개벽과 통일 평화
상생의 새 생명 새 지평 새 역사
그 진리의 공동체입니다
또 다시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새 천년 지금 여기 이 순간
절대의 현재입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 이 순간 한결같이
이 절대의 현재와 만나고 있습니다

<원로교무, 동산수도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