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우/강남교당, 원불교문화사업회장, 문화재기술협회이사
새해가 밝았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소망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그 중에서도 어디에서나 빠지지 않는 소망이 있다면 남북이 하나 되는 통일일 것이다. 하지만 통일을 이루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통일은 꼭 이루어야 하는 우리의 숙원이 아니겠는가.

통일은 생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독일은 엄청난 준비를 했는데도 그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그저 정부나 관련 단체에서 하는 일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인가. 물론 여러 가지 일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통일비용’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돈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리라고 생각한다면 또한 큰 오산이 될 수도 있다.

지금 탈북자의 행렬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자꾸만 불어나는 숫자도 감당하기 어려울 날이 오겠지만, 나이 어린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은 데에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탈북자들이 겪는 고통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 남한 사회에 적응해 가는 일이라고 한다. 그 어려움의 일부나마 해결해 주기 위하여 시작한 일이 한겨레 중·고등학교의 설립이다. 탈북 청소년들의 실상을 다 열거하기 어렵지만 학력 차에서 오는 괴리감은 그들을 낙오시키기에 충분한 요소가 된다. 우리 교단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안학교 형태인 이 학교가 설립되고 있다. 결과적이겠지만 북한교화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탈북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중의 하나가 남한 사회에의 적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유는 성장의 배경이 되는 문화의 차이라고 한다. 이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은 통일이 된 후에도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우리들을 따라 다닐 것으로 염려가 되고 있다. 폐쇄적인 북한 사회인만큼, 남한 사회와는 갈수록 많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 이질화 되어가는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매개체로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익히자는 것이다.

전통문화는 우리 민족의 뿌리인 만큼 같은 동포라면 누구나 쉽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북한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잘 지키고 있다고 보여 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해마다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민속큰잔치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대단히 효과적인 일이고 적극 장려할 행사라고 생각된다. 전통문화 익히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우리 자신의 뿌리를 지킨다는 의미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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