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훈 천주교수원교구 총대리주교가 와병중인 교구장을 대신해 12일 박청수 교무에게 30년간 성라자로마을 돕기를 해준데 대해 감사패를 전하고 있다.
“30년전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소외된 나환자들과 황량한 벌판만 있었습니다.”

1975년 성라자로마을 돕기회 자문위원인 박청수 교무(당시 38세)가 이곳을 방문하여 만난 첫 사람은 가브리엘 수녀. 그녀의 얼어붙은 굵은 손마디를 보며 외국인이 우리의 나환자 돕는 모습에 미안함과 관심을 표한 것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들을 돕기위해 박청수 교무는 15년간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엿장사를 했다. 그 때 엿이 부드러운가를 확인하기 위해 자꾸만 엿을 깨물다가 송곳니가 쪼개진 적도 있다. 이런 정성에 감동하여 홍라희 교도(원남교당)도 부군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생일 때마다 각종 물품과 용돈을 풍성하게 챙겨 박 교무와 함께 25년간 이 마을을 찾았다.

“모든 일은 지금, 여기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0년이라는 시간적 개념이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다만 이제 퇴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유익한 일을 더 할 수 없어 아쉬울 뿐입니다.”

이 마을 최장수 서금희 할머니(97)는 박 교무를 안으며 “우리 천사를 못보고 죽는줄 알았다. 제발 늙지도 말고 죽지도 말고 우리들과 함께 해달라”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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