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당에는 부교무님이 안 계신다. 그래서 청년법회도, 어린이법회도 없어졌다. 교단적인 과제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교화의 중추적 당사자인 교역자가 부족한 점은 중차대한 과제이다. 유아교육, 어린이교화, 청소년교화 등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처럼 다급한 때에 도입된 것이 바로 원무제도가 아닌가 싶다.

지난 5년여 원무활동을 해오면서 느낀 점은 좀 더 원무의 문을 개방적으로 열어 홍보도 하고 그 수를 대폭 늘렸으면 한다. 연원을 많이 단 사람이나, 여러 사람을 상대로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들을 원무로 발탁하여 그들의 활동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

‘원무는 오직 의무와 책임이 있을 뿐이요 아무런 권리도 없다'는 원무의 신조처럼 원무에게는 아무런 권한도 간섭도 없다. 홀로 능력껏 직장에서, 모임에서 교법을 나름대로 전파하면 되는 것이다. 대가도 없고, 간섭도 없고, 도움도 없이 혼자서 하니 오히려 뿌듯한 성취감과 즐거움이 있다.

원기83년 4학년, 40여명의 담임을 맡았다. 그 때 한참 꽃발신심이 나서 날마다 공부방에 다니고 교실에서도 첫 시간부터 6교시 마칠 때까지 마음공부에 재미가 붙었다. 마침 교육청에서 연구교사를 지정한다 하여 도덕과를 지원했다. 일년간 연구 교사를 하게 되어 어린이 마음공부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한 일이지만 어떻게 그런 힘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날마다 나오는 이, 삼십명의 일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빨간 펜으로 감정을 해 주었다. 오후 2시경에 시작하면 5시 종례시간이 겨우 되어서야 감정을 끝냈다. 그것을 무슨 의무감이나 도리로 했으면 며칠도 못했을 것이다.

8, 9 년이 흐른 지금은 하루에 두, 세 명의 일기 감정도 형식적으로 몇 줄 써 주는데 그치고 있으니 일에는 반드시 때가 있는 모양이다.

학교에서 마음공부로 재미를 붙이고 있을 즈음 교단에서는 원무 제도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여름에는 함께 마음공부 하던 선생님들이 원무 발령을 받았다.

원무 제도가 없어도 신바람나게 마음공부를 하던 나로서는 그대로도 좋았지만 함께 하던 분들이 원무 발령을 받은 마당에 원무를 지원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원기 85년 봄에 원무발령을 받게 되었다.

원무는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총부에서 훈련을 받는다. 물론 종법사님의 훈증도 받고 총부의 특별한 관심 속에 훈련이 실시된다. 우리 원무들에 대한 종법사님의 관심과 기대는 언제나 막중하심을 느끼고 더 큰 사명감에 젖곤 했다.

내가 해 보니 일에는 반드시 때가 있다는 진리이다. 지금은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프고 힘이 딸려 도저히 그 때처럼 일을 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 젊고 힘있는 교도님들 스스로 나서서 원무도 하고 봉사도 해서 기쁨도 장만하고 건강도 가꾸기를 간절히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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