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상 바로 서야 온전한 교육”

“사람들이 그래요. 지금 이 나이에 하던 일이나 하지 무슨 교육사업이냐”고. 이번 휘경학원(휘경여자중고등학교)을 인수하여 새로운 일을 시작한 건산 최준명 대호법(72세)과 만난 첫 인사말이다. 건설회사 회장실이지만 소박한 비품, 현장에서 입는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마음 속 두 스승
나이 23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뛰어든 서울은 너무 막막하고 힘들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건축자재상 심부름꾼으로 시작하여 지금 굴지의 건설회사를 일으키기까지 최준명 대호법의 마음속에는 두 스승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학교 급사로 있던 최준명 대호법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학업의 문을 열어준 정병휴 선생(전 조선대 총장), “굳은 신심과 신념으로 살라. 사업할 때는 자리이타 심법으로 하라. 큰 일을 함에 어찌 어려움이 없겠는가. 그럴 때 포기하지 마라”교훈을 준 예타원 전이창 종사를 마음의 스승으로 삼고 살아간다 했다.

스승상 세울 터
건설회사에서 평생을 살아온 최준명 대호법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듣는 사람을 놀라게 했다. 현실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단순한 일반적 시각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가치관을 담고 있었다.

오늘의 교육문제를 ‘사제도(師弟道)’가 무너진 것에서 찾고 “스승상이 세워지지 않고는 어떤 교육처방도 임시 방편은 되어도 근원적인 교육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스승상이 바로 서야 제대로 된 교육이 되고, 이때 지식 전달에 지나지 않고 인간의 삶에 대한 교육이 된다”고 했다.

자기를 찾아주는 교육
최근 학원폭력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준명 대호법는 “일류에 치우친 점수교육이 낳은 병폐”로 진단하면서 이는 “인성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교육현장에서부터 도의교육이라면 종교를 생각하거나, 옛 고루한 것으로 치부하는데 옛날은 과거도의가 있고 현대는 현대도의가 있는데 그것을 구분 못한다고 했다. “모든 일은 사람마음이 들어서 되는데 마음은 없고 지식만으로 하니 안 된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에게 자기 마음을 볼 수 있게 하고, 이 마음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면 학교교육의 성공이다”고 했다. 전체 일등이 아니라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른다는 목표이다.

교법정신으로 학교운영
“원불교는 교법(敎法) 실현 3대사업 중 하나를 ‘교육’으로 제시했으니, 대종사님의 타자녀교육(他子?敎育) 사상과 정산종사님의 도학과 과학 쌍전법을 실천하면 참교육”으로 보았다. 교단의 여러 학교법인 소속의 교립학교가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재가교도들이 이 정신으로 사립학교를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다. 최준명 대호법은 “교립학교 관계자와 재가교도가 운영하는 학원 관계자들이 협의회 같은 것을 구성하여 정보교환과 운영협의가 이루어졌으면”했다.

“휘경학원은 전인적인 교육과 투명한 경영의 교법정신으로 운영할 것이며, 스승상을 세우고 학생들의 도의교육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교단에 협력을 구할 것”이라 했다.

마음에 묻어두었던 두 스승에 대한 ‘보은(報?)’이‘교육’으로 싹을 틔웠다.

휘경학원과 인연
최준명 대호법이 13세 때 고향을 떠나 정착한 곳이 서울 한남동에 있던 한국보화원(한국보육원 전신, 설립자 팔타원 황정신행 대호법)이었다. 이후 팔타원 대호법과 인연되어 19년 동안 보육원 이사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인연은 팔타원 대호법이 여성교육을 위해 1970년 설립한 휘경중, 5년 후 휘경여고 설립과 운영에도 직간접으로 많은 참여를 했다.

휘경여중고는 현재 여중 24학급, 여고 47학급 총 71학급으로 교사가 150명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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