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예주 / 서울교구여성회장·일산교당
여성회에서는 봄의 교구훈련과 가을의 전국훈련 이렇게 매년 정기적으로 두 번의 훈련을 하고 있다. 여성 교도들의 의식을 변화시켜서 주위 사람들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교육이 훈련의 목적이다. 그러나 훈련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참가자 독려이다. ‘어떤 강사를 모실까, 어떻게 하면 즐겁고 신나는 훈련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보다 더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번엔 얼마나 모일까’이다. 장엄 중에 장엄은 사람 장엄이라고 하듯이,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빈자리가 많으면 기운이 빠지고 만다. 그래서 우리 임원들의 가장 큰 임무는 각 교당에 상냥하게 전화하기이다. 교무님의 마음을 움직여 많은 교도님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작전(?)이다. 아무래도 교도들은 교무님의 말씀을 땅에 떨어뜨리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로 9회째가 되는 훈련을 며칠 전 치루고 호되게 몸살을 앓았다. 애간장을 녹이는 것 같은 마음으로 며칠을 보낸 결과이다. 큰 행사를 치룰 때마다 몸살은 통과의례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번 훈련은 좀 수월한 면도 있었다. 각 교당 여성회가 속속 결성되면서 여성회장들의 활약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하던 여성회장들이 서서히 여성회의 활동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교당단위의 힘이 커져가고 있다. 이것이 일년 두 차례의 훈련과 매월 월례회를 통한 꾸준한 교육의 결과이다.

여성회는 하향식 조직이 아니다. 여성회의 필요성을 인식한 출재가의 합력속에 주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비록 느리긴 해도 이렇게 주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은 힘들어도 일단 자생력이 생기면 폭발적으로 커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UN에까지 교두보를 구축한 여성회의 활동은 이제 교단 내외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교당 밖의 활동에 우려를 표하거나, 여성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 교당내의 역할 축소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교화가 뻗어가기 위해서는 좀 더 사회속으로 들어가서 사회속의 문제들을 우리 것으로 삼으면서, 그 문제를 원불교 교법으로 풀어서, 사회 사람들이 인정하고 감동하여 따라오게 하여야 한다. 그래야 “밖으로 미래로 사회로 세계로”의 교단적 구호가 제대로 실천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교당의 여성회 설립은 시급한 과업이다. 이 법을 일찍이 알아보셨기에 교단에 몸을 바치신 교무님들께 여성회 설립에서도 선각자적 역할을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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