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일을 접고 방황하던 30대 초반의 교도에게 원불교 복지기관에 근무할 것을 권한 적이 있다. 그 교도는 한 달에 몇 백만원 정도 수입이 되는 일을 했으나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일을 접게 되었다고 한다.

복지기관에 근무하는 교무님 앞에서 면접 보는데 그 교도는 “알뜰하게 돈을 모아도 한순간에 날릴 수 있고, 사람 만나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것이 좋아서 원불교 복지기관에 근무해 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을 한다.

“재색명리가 뜬구름 같다”는 말을 많이 하고 사는 나로서 실질적인 말에 충격을 받았다. 재색명리에 대한 유혹이나 경계가 없이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후 그 교도는 적은 급료에도 불평불만 없이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전과 같지 않은 신심과 서원으로 공부도 한다.

며칠전 원광학원 이사회에서 윤신택 교도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윤 교도는 “전무출신의 마음으로 원광학원 발전과 교단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재가 교도들이 무시선 무처선의 공부로 무아봉공의 보은활동으로 전무출신의 정신을 실현하고 있는 듯한 생각에 흐뭇하고 출가 교역자로서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인재양성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지만 올해 수시모집은 청신호가 켜졌다고 기대를 하고 있다. 꼭 출가만이 아니라 재가 교도도 전무출신 정신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이 확실하게 되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공가의 주인, 공가의 살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극락으로 화할 것이다. 재단법인 원불교나 원광학원 등 많은 교육기관, 의료기관, 복지기관에 근무하는 교도를 비롯, 공가의 시대에 공가의 주인들이 공가 살림을 하고자 모여 들 것으로 믿으며 그러한 주인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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