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집’봉불식에서 두 사람의 영상 축하메시지가 축하객을 감동시켰다. 도시빈민교화를 할 때 자원봉사자였던 청년회원은 이제 어른이 되어 멀리 미국에서 보내왔고, 소년교도소의 한 소년원생이 보내온 축하메시지가 그것이다.

그런데 법당을 가득 채운 축하객 속에 군데군데 눈물을 닦는 사람들이 보였다. 오늘 이렇게 건물을 지어 안정된 환경에서 하고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하고싶었던 일을 시작만 하고 중도에 병을 얻어 이 세상에 없는 고 길광호 교무를 생각해서였다. 3년 전 수도권 최초의 대안중학교인 헌산중학교는 소외계층교화와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길 교무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학교 이름은 그의 법호로 명명되었다.

오늘의 ‘은혜의 집’은 예비교무들이 가난한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전국 사이클 순례가 시작이다. 사이클 순례 일원이었던 길 교무와 강해윤 교무는 교역자가 되자 도시빈민교화에 뜻을 세우고 15년 전 서울 신림동 달동네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지역공동체 활동을 했다. 그러나 이곳이 재개발지역으로 쫓겨나게 되자 다시 용인에서 교도소 출소자와 소년원 퇴원생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며 소외계층 교화에 나선다. 그러나 이곳에 헌산중학교가 세워지자 다시 지금의 위치로 옮겨 컨테이너생활을 하며 교도소 교화활동을 전개하다 이번 철근 조립건물을 짓고 봉불식을 올렸다.

이제‘은혜의 집’은 처음 세웠던 그 장한 뜻을 펼 시작이다. 봉불식에서 축하객이 아낌없이 박수를 친 것도, 눈물을 훔친 것도 그 원대한 꿈이 꼭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그 해야하는 일이 바로 우리 사회를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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