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구원과 사회구원 위한 실천방법 모색해야
현대사회의 생명윤리, 종교·과학·교학 입장에서 조명
원불교사상연구원 정기학술대회

‘현대사회의 생명윤리와 원불교’. 7일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에서 열린 원불교사상연구원(원장 정갑원)과 한국원불교학회(회장 김성택) 제25회 학술대회 주제이다. 최근 황우석 교수 사태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생명윤리 문제에 대해 종교적 입장, 과학적 입장, 교학적 입장에서 조명하기 위해서다.

이번 대회 주제의 특징은 생명윤리의 범위를 넓힌 것. 생명윤리 논의의 밑바닥에는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궁극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어 이를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진탁 교수(한림대)의 ‘성숙한 죽음문화의 모색’ 김인보 교무(원광대)의 ‘죽음의 원불교적 해석’ 등이 그것이다. 오 교수는 “우리사회에는 죽음문화가 없다”고 전제하고 그 대안으로 “죽음준비교육, 존엄한 죽음 선언, 호스피스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무는 “원불교에서 죽음은 마음작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며 삶의 형태가 바뀐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주제와 관련한 논문은 총8편. 종교적 입장 3편, 과학적 입장 3편, 교학적 입장 2편이 발표됐다.

종교적 입장은 정진홍 교수(한림대)의 ‘생명과 종교’, 김성철 교무(원광대)의 ‘한국신종교사상에 나타난 생명윤리의 흐름’, 조성택 교수(고려대)의 ‘깨달음의 세계와 생활세계’.

정 교수는 “현대사회는 현상과 인식, 사유와 의식이 뿌리가 뽑힌 상태이며 생명에 대한 정의도 모호해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어느틈에 과학은 스스로 종교이고 종교는 어느 틈에 스스로 과학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고 밝혔다.

김 교무는 수운, 증산, 소태산의 생명관을 ‘대생명체로서 한 큰 우주, 활활자재하는 우주의 대생명성으로 정리하고 “신종교의 생명윤리는 사인여천의 경천·경인·경물의 실천, 신인조화와 해원상생 정신의 실현, 체성합일과 보은봉공의 감사생활로 정리된다”고 발표했다.

조 교수는 생명윤리에 대해 불교적 입장에서 발표했다. 그는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에 특정종교나 가치관에 근거해 과학기술을 제한, 옹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하고 “불교의 초세속적 담론을 세속적 현안에 적용하기 위한 해석학적 전략과 현안에 대한 전문가적 성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적 입장은 방건웅(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원이 ‘신과학의 관점에서 본 생명윤리’, 신광철 교수(한신대)의 ‘한국종교영화에 나타난 삶과 죽음의 논리’, 오진탁 교수의 논문이 발표됐다. 방 연구원은 고전물리학과 양자역학을 비교 설명하면서 “우주가 한 덩어리임을 소개하고 개체에 대한 관점 뿐 아니라 생태계 유지라는 관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영화에 나타난 삶과 죽음의 논리를 발표, 관심을 끌었다.

교학적 입장은 김인보 교무의 발표 외에 류성태 교무(원광대)가 ‘원불교 생명윤리의 시론’에 대해 발표했다. 류 교무는 “원불교는 논란이 되고 있는 낙태, 안락사, 자살, 사형제도, 생명복제 등 다섯항목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며 “원불교의 생명윤리헌장을 만들고 원불교생명윤리위원회를 발족시켜 인류구원과 사회구원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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