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확실했던 꿈, 그리고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뒤로하고 출가를 했다. 하지만 마음한구석엔 미련을 갖고 있던 터, 한 선진님을 만나 뵙고 출가의 뜻이 너무도 선명했던 기억이 난다. “너 뭐하다 이제 왔니?” 라는 물음에 난 당황하며 “분장(make-up)일을 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때 “그래 이제 부터는 마음에 분장하면 되겠네. 마음은 어떤 색깔로 칠 할 거냐?” 라는 말씀에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하면 한눈에 들어오는 분장을 할 것인가에 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나의 사고는 그때180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로 수없이 일어났던 마음들은 오직 한가지만을 생각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마음은 어떤 색깔일까?’ ‘내 마음은 지금 무슨 색깔로 칠해지고 있을까?’ 이런 질문은 출가이후 내내 마음속에 자리 잡혔고, 하나의 화두가 되어 공부와 생활의 표준이 되었다. 마음이 요란해지고, 어리석어지고, 글러질 때면 이 순간 내 마음은 어떤 색깔일까? 라는 물음과 함께 선진님께서 해주신 말씀을 떠올리며 처음 출가를 다짐했던 그때의 심경을 떠올려본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할 일이 많겠지만 정법의 스승을 만나서 성불하는 일이 가장 큰 일이라고 하셨던 대종사님의 말씀처럼 나는 오늘도 성불이라는 목적지를 향하여 내 마음의 색깔을 찾고 또 찾고 있다.

<청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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