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사를 하는 사람의 마음자세에 대한 법문이다.

방언공사를 부정하던 이웃주민들은 방언공사가 예상외로 잘 진행되어 가는 것을 보고, 길용리에 ‘천지개벽 이래 처음으로 옥답이 생긴다’는 소문과 함께 한편으론 감탄하고, 한편으론 비방과 방해가 많았다.

그 중, 여러 차례 방언조합에 돈을 대부해 준 적이 있는 이웃 마을에 사는 김 주사는 방언조합이 간척 사업을 하여 막대한 농지를 얻게 됨을 보고 자기의 권세와 금력을 동원하여 간석지 개척원을 관청에 제출하매, 장차 토지 소유권 분쟁이 발생할 지경이 되었다. 저축조합과 숯장사를 통해 힘겹게 모은 자금을 비롯하여 정신, 육신, 물질을 다 투자하여 방언공사를 어렵게 이루어 가는 제자들로써는 그 분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에 대종사께서는 그 경계를 통해 공중사의 심법을 몸소 보여주시며 창립의 기본을 다지신 것이다.

첫째, 우린 우리 일만 하자.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하더라도 진행과정에서 인천(人?)의 시험이 있을 수 있으니, 갖가지 시험에 끌리어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그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 본래의 목적과 본의를 생각하여 시험에 들지 말고 끝까지 정성을 다하라고 당부하셨다.

둘째, 사필귀정이 이치의 당연함이니, 우리의 소유가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는 양심에 부끄러울 바가 없는 것이며, 비록 현실적으로 억울하고 불이익을 당한다 할지라도 자타관념을 초월하는 심법으로 일시적 방편이나 현실의 이해관계에 묶이지 않고 오직 정성을 다하면 진리의 뜻대로 해결되리라고 지도하셨다.

셋째, 우리가 하는 사업이 누구를 위함인가? 무엇을 위함인가? 그 본의에 반조하며 공중사하는 심법을 가르치셨다. 우리가 새 회상을 창립하고자 하는 본의가 무엇인가? 바로 공중을 위함이다. 그러므로 처음 계획과 같이 공중에 널리 사용되지 못하더라도, 그 문제를 일으킨 그 사람도 또한 공중 가운데 한 사람이니, 오직 공중을 위하는 본의와 시방일가(十方一家)의 심법으로 공중사에 정성을 다할 것을 가르치신 것이다.

물질 만능의 유혹이 많고 외향적인 발전으로 치닫는 이 시대, 아직도 창립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가야 할 우리들이 공중사를 하면서 깊이 새겨 받들어야 할 큰 가르침이다.

<화정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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