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청년들과 법회 때 법어봉독을 하는 도중 정산종사 법어 <기연편> 4장 을 합독했다. ‘내 일찍 대종사께 물건으로 바친 것은 하나도 없으되 정(?)과 의(義)에 조금도 섭섭함이 없었노니, 마음으로 한 때도 그 어른을 떠나 본 일과 일로 한 번도 그 어른의 뜻을 거슬려 본 일이 없었노라’ 이 법문이 가슴에 턱하니 맺히면서 나도 모르게 목이 매였습니다.

스승님께 온통 바치신 그 모든 것을 내가 감히 사량할 수 없는 일이지만 결코 두 분은 한 몸 한 마음이셨구나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학생시절부터 여러 번 봉독했던 법문이었지만 이제야 이 법문이 가슴으로 받들어지면서 조그마한 일에도 고집부리며 내가 하고자 하는 데로만 하려는 내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스승님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확고하셨으면 이렇게 온통 다 바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 스승님을 믿고 시키신 그대로 한 몸 한 맘으로 사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나는 얼마나 더 스승님의 길에 가까워졌는지 생각하고, 항상 더 가까워지길 염원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스승님이 밝혀 놓으신 그 길을 오롯이 걷고, 실천하며 스승님의 뜻을 따르며 한몸 한 맘이 되도록 비우고 채우는 공부하기를 다짐해 봅니다.

<동래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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