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경여자중고등학교의 개교 36주년 기념식이 있던 날, 기념식에 앞 서 학교 법당에서 법신불 일원상 봉안식을 올렸다. 개교 36년만의 일이다. 휘경여중고는 교립학교가 아니다. 팔타원 황정신행 종사가 설립한 휘경학원에서 세운 학교이나 건학이념을 본교 정신에 바탕하고 있다. 건학이념을 담고 있는 교표 ‘3원(三圓)마크’가 이를 설명해 주고 있다.

‘ ○은 영원하고 거짓 없고 완벽한 우주의 진리를 상징한다. 세 개의 ○은 이 우주의 진리와 같은 품격을 본받기 위해 휘경의 딸들이 힘써야 한다. 일, 정신적 수련 이, 진리의 연구 삼, 정의의 실현에 뜻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이는 본교의 삼학공부(三學工夫)를 담은 것이다.

설립자 팔타원 종사는 건학정신을 ‘하늘과 땅과 사람의 조화(造化)는 우리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을 밝고 바르게 가꾸는 것이 교육의 대본(?本)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휘경여중고의 설립 당시 입학제도가 추첨식으로 바뀌면서 종교적 품성교육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36년이 흐르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때 설립자 요청으로 교단에서 교무를 파견하여 정상적 운영을 다지는 등 교단과 간접적 관계를 맺어왔다.

이런 휘경학원이 지난 해 설립자 팔타원 종사의 열반으로 건산 최준명 대호법이 운영을 인계하고 “건학이념에 충실한 품성교육을 실현할 것이며, 이를 위해 교단에 교무를 요청하겠다”며 교단과 연계하여 교법정신을 바탕한 적극적인 교육방침을 밝혔다.

휘경여중고에 일원상을 봉불한 것은 교립학교 외에 최초의 학교 법당으로 의미가 있다. 이는 교립 학교법인과 연계된 품성교육프로그램의 교류로 교단적으로 긍정적 성과가 기대된다.

또 하나는 서울에 위치한 학교의 법당운영과 학생상담 등 교화프로그램 개발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되었다.휘경여중고의 법당 개설과 교무 파견은 재가교도가 운영하는 학교에 청소년교화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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