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1)
▲ (표2)
원기9년(1924) 5월 소태산대종사는 진안 만덕산에서 한 달간 선을 난 후 이듬해 3월 교법을 지도 훈련하기 위하여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을 제정 발표하였다. 이후 ‘훈련’은 교단의 수행 및 공부법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대산종사는 일찍이 “상시훈련법과 정기훈련법으로 자기훈련을 하게하고 교화단 훈련으로 세계훈련을 시키고, 자기 신분검사로 인류검사를 하게 하여 사람 사람의 마음을 개조시키고 전 인류의 마음을 개조시켜 새 마음, 새 몸, 새 생활이 되어 새 가정, 새 나라, 새 세계, 새 회상을 건설하자”며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번 지면에서는 교단의 훈련현황을 살펴보고 원기 100년을 맞아 결복교운을 열어갈 훈련의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체계적 교리훈련의 요청

원기10년(1925)부터 시작된 교단의 정기훈련은 동하 3개월씩 연 2회 중앙총부에서 실시되었다. 이 정기훈련은 일반 선원의 공부를 단련하는 중요한 기간이 되었을 뿐 아니라 초창기 전무출신을 양성하는 유일한 방도이기도 했다.

초기 정기훈련은 대종사의 지도 하에 철저히 정기훈련 11과목으로 진행되었으며 재가출가 구분이 없는 신앙공동체의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다 원기23년(1938) 40일 간의 첫 교무강습회를 계기로 전무출신과 재가교도의 훈련이 구분되게 된다.

이후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다양성과 맞물려 초창기 훈련형태가 어려워짐에 따라 일선 교당을 중심으로 한 교도훈련이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대산종사는 일찍이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각 교구별 훈련원 건축을 적극 독려, 오늘날 전 세계 20여개의 훈련원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표1)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체계적인 교리 및 신앙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교법은 좋으나 실제 시행되는 훈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진데다 훈련을 통해 깊이 있는 공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에 따른 것이었다. 이는 곧 교단의 훈련이 시대가 요청하는 훈련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단계별훈련과 특화프로그램

이에 교단 일각에서는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훈련에 대한 모색을 하기 시작했다. 원기59년(1974)에는 교도 기초훈련 3단계 과정을 발행하였으며 원기69년(1984)에는 포켓사이즈의 《원불교 교도훈련》 기초부·보통부·특신부·상전부가 발간되었다. 또한 원기77년(1992)부터 임실지구 현황을 바탕으로 ‘교도단계별훈련’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며 훈련일정(시안)으로 보통부 및 특신부 관련 책자가 발간되었고, 원기79년(1994)에는 신입교도 훈련교재 I새회상 만난 기쁨 J이 발간되었다.

교단의 훈련형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는 법위단계별훈련은 원기86년(2001) 법제화를 거쳐 이듬해인 원기8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법위단계별훈련은 교단의 공부 풍토 진작과 동시에 전국의 훈련기관을 활성화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실제 원기87년부터 90년까지 약 27,000명의 교도가 이 훈련을 이수하면서 교단의 훈련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있다. (표2)

한편 각 훈련원별 특화 프로그램개발 노력도 꾸준히 이루어져 많은 교도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동원의 정기훈련, 만덕산훈련원의 동하선 등은 이미 대표적 훈련으로 자리를 잡았다. 성주삼동연수원의 선방, 전국 공부인 정기훈련 등도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단계별훈련의 경우 법위사정이 시작된 원기90년 훈련이수자가가 급격히 증가한데다 . 이를 염두에 둔 특별훈련까지 개설되어 훈련의 생활화라기보다 자칫 형식적 과정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깊이 있는 진행을 통해 의미 있는 훈련이 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훈련원 특화프로그램은 11과목 중심을 벗어나 자칫 일부 과목에 국한되거나 프로그램 개발위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도 되고 있다.



훈련요원 양성과 맞춤훈련

이와 관련 전문적 훈련요원의 양성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1차적으로 단계별훈련을 담당하는 훈련원 근무자의 전문성 향상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훈련이 형식에 흐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전무출신의 훈련요원화, 즉 훈련에 대한 의식전환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훈련은 교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렇기에 훈련에 대한 의식전환이 선행되지 않으면 변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교화훈련부 관계자는 법위단계별훈련에 대해 “10년은 해봐야 그 성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는 지역별 현장별 특수성을 감안하는 등 훈련 진행에 따른 보완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시대 맞는 훈련 모색

실제 단계별훈련 초기에는 훈련원 시행 과정만 인정했으나 올해부터는 각 훈련원별 (단계별훈련과정이 포함된)정기훈련을 받을 경우 훈련이수를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내년부터는 특신급과정을 교구단위로 진행할 수 있게 하는 등 유연성을 더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소비자 중심 사회에서 교법의 소비자인 교도를 대상으로 한 맞춤훈련의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원기100년을 맞아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훈련원을 통한 교법훈련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원기100년 이후에는 해외교당이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교법에 따른 훈련요청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국내에서 진행되는 단계별훈련이나 특화프로그램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해외현장에 적합한 국제 훈련에 대한 모색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미래에는 모든 종교의 교화 사업이 충분히 발달되므로 각 교회 신자들이 각각 상당한 훈련을 받아 자연히 훈련 없는 보통 사람과는 판이한 인격을 가지게 될 것이요, 따라서 관공청이나 사회 방면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데에도 반드시 종교 신자를 많이 찾게 되리라”고 전망한 바 있다.

원기100년 결복교운을 맞아 신앙성이 살아있는 훈련, 인격이 변화되는 훈련, 시대가 요청하는 훈련으로 교단이 거듭나고 교화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교법성을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잘 구현해내는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 맞춤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의견 수렴 및 연구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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