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법사 선거가 치러져 축제 분위기 속에 새 종법사가 선출되었다. 민주적 선거 절차와 우리들만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정서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전통이다. 또 수위단원 선거도 지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살다보니 선거 과정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이제 이런 것들을 말끔히 씻어야 한다. 지난 일이나 말을 마음속에 담고 있다면 이는 소인배이다. 개인이나 교단을 위해서 아무 것도 득 될 것이 없다. 오히려 자신과 교단을 허무는 어리석은 짓이 될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노출된 문제들은 앞으로 개혁하고 개선을 서두르면 된다.

지금 우리 앞에는 개교 백년을 여는 중대한 일이 있다. 이 일은 어느 한 두 사람의 지혜와 역량으로 되지 않는다. 재가와 출가의 합력은 물론 교단 각 분야가 구심점을 갖고 톱니바퀴가 되어 맞물려 돌아야 한다. 또 교단 지도층에서부터 일선 교화 현장의 구성원 하나하나까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서야 한다. 교단의 구성원은 분야가 다르고 맡은 직무가 달라도 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교단이라는 큰 조직 속의 일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재가교도의 역할 분담과 참여도 말할 것이 없다.

개교 백년을 열면서 가장 화두로 떠오른 것이 개혁과 변화였다. 과거에 매여 있어도 안되고, 현실에 너무 흥분해도 안 된다. 무엇을 개혁하고, 무엇이 변화되어야 하는지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그리고 한꺼번에 다 얻겠다는 생각을 놓아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이 미흡하다고 전부를 부정하거나, 해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레짐작하여 미리 포기해서도 안 된다.

교단 역사를 보면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일 것 같았는데도 그 일을 성취해 냈다. 하나하나의 힘은 비록 볼 것이 없지만 그 약한 힘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가 된 것이다. 하나는 불가능했지만 하나된 힘이 가능으로 바꾼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하나되어 개교 백년을 준비하자. 개교 백년의 주인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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