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만 보면 종법사 임기가 6년으로 되어있어 6년에 한번씩 대사식(戴謝式)이 열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교단 역사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대종사에서 정산종사로 이어진 법통은 열반으로 이어졌고, 정산종사에서 대산종사 역시 열반에 의한 승계였다. 대산종사에서 좌산종법사의 법통 승계는 대산종사가 33년간 재위를 마치고 생전 승계 돼 처음으로 대사식이 열렸었다.

이번 11월 총회에서 대사식이 거행된다. 좌산 이광정 종법사가 12년간 재위를 마치고 종법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후보 사퇴를 해서다. 종법사 후보자격은 종사 이상 법위자 전원이 대상이며, 대상 전원을 놓고 수위단회에서 선출한다. 이어진 선거에서 경산 장응철 종사가 종법사에 당선되었다.

교단 91년 역사에서 대사식은 두 번째이다. 대산종사까지는 선임자의 열반으로 궐위에 의한 취임식이 이루어졌고, 대산종사의 5회 연임과 좌산종법사의 2회 연임은 추대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신임 경산 장응철 종법사 승계는 대(代)로 13대 이며, 인적 승계로는 다섯 번째 종법사이다.

대사식은 종법사의 ‘취임과 퇴임을 축하 또는 사례하는 의례’로, 대(戴)는 ‘종법사의 새로운 취임을 봉대 축하’하는 것이며, 사(謝)는 ‘종법사가 그 직위를 마치고 퇴임함에 따라 그간의 근고를 사례’하는 뜻이다. 그러므로 대사식은 종법사의 퇴임과 취임을 겸하는 의식으로 생전에 법통 승계가 이루어진다는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대종사가 교단의 법통 승계를 단전(單傳)이 아니라 공전(公傳)으로 해주신 교법정신의 전통이며, 현실에서 교단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산 증표이다. 교단의 창교 역사가 첨단한데도 한국사회에서 신뢰와 존경을 얻은 것은 이러한 우리들의 정신과 모습에서 나와진 결과이다.

이렇게 거룩한 교단사의 현장에 참석하는 우리는 교단의 주인으로서 법열에 젖는 것만이 아니라 이생에 일원대도를 만나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하고 수행하여 영생을 여는 행복자임을 알아야 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