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사기를 맞아 출처도 불분명한 말이 꼬리를 물고 굴러다닌다. 근거도 없이 떠도는 말 끝에는 “내가 듣기에는”이 붙는다. 내가 듣기에는 이 말이 한 사람을 건너가면 “내가 알기에는”이란 말로 바뀌면서 확정적인 것처럼 둔갑을 한다.

인사기가 되어 인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다니면서 당사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더욱이 근거도 확실하지 않은 채 “누가 어디로 간대”, “누가 어디를 지원했대”라는 말이 떠돌며 여기에 편승해서 “그 사람 거기 안 돼”같은 네거티브가 덩달아 당사자 인격을 손상시키고 씻을 수 없는 오점을 안기고 있다.

지금 교구장과 중요기관장 인사가 진행 중에 있다. 바로 이어서 전반적인 인사에 들어가게 된다. 비공식이지만 전체 전무출신의 70%가 이동서를 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속에는 유임까지 포함하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수가 움직이다 보면 사전에 아닌 소리가 많을 수 있다. 그러나 특정인이나 특정 직책을 놓고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당사자를 어렵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전무출신사회의 일체감에 흠집을 낼 수가 있다. 더군다나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돌아다니는 말만 듣고 거기에 자기 생각을 겹쳐 전달하는 것은 삼가 해야 한다. 교단풍토를 어지럽게 하는 일이다.

중앙총부 월요조회에 처음 참석한 경산종법사는 인사기를 앞두고 ‘공거래(空去來) 공거래(公去來) 하자’는 유시를 내렸다. “욕심에 물들었거든 지우고 지우며, 들떠 있거든 차분하게 가라앉혀서 나도 모르게 생기는 나태와 타성, 자리의 좋고 낮음을 계교하는 군더기가 끼일 수 있으니 부디 털고 털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씀이다. 인사기를 당해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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