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정책 수립위한 전문가 여론
1 교화 부문
‘교화' 이렇게 하자!

▲ 왼쪽부터 이광규 교무, 강문성 교무, 류백철 교도, 허성도 교무, 남궁선봉 교무, 홍성문 교도, 양제우 교무, 남세진 교무.
현 교정팀은 3년간의 교정 정책을 세우는데 장고하고 있다. 단순한 3년이 아니라 개교100년대를 앞두고 이를 준비하는 교정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 종법사를 위시해 교단 전체의 지도부가 개편되어 출재가 전 교도가 새로운 분위기로 원기100년을 준비해 결복 교단을 이루자는 정성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원불교신>은 2월 23일 교정 정책 발표를 앞두고 교단 3대 목표인 교화·교육·자선 분야의 각계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3주간 각 분야를 연재하며, 이번주는 교화 부문을 싣는다.



좌담자 명단

사회 남세진 기자

△강문성 교무(경남교구 진주지구장), △남궁선봉 교무(칠레 산티아고교당, 미주순교감), △류백철 교도(대전충남교구 유성교당, 국방과학연구소연구원), △양제우 교무(교정원 교화훈련부 차장), △이광규 교무(부산교구 청소년전담교무), △허성도 교무(충북교구 증평교당), △홍성문 교도(서울교구청운회장, 원남교당) 가나다 순




‘교화' 이렇게 하자!

■ 교화 시스템=“BMW를 가지고 있어도 도로망이 정비되지 않으면 차가 달릴 수 없다."

현행 교화체제와 시스템이 변화해야 한다는 교화훈련부 양제우 교무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차가 있어도 운전자가 없으면 차 자체가 못간다"며 일선현장의 강문성 교무는 통폐합 신중론을 말했다.

교화부문 좌담의 성과는 총부와 현장의 거리를 좁히는 데 있었다. ‘최근 20년 교화정체 상황을 볼 때 현재의 시스템은 한계가 왔다는 교화훈련부'와 '사회적 메카니즘 보다는 신앙 집단임도 명심하자'는 현장의 목소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교정원에서 시스템을 바꿀 때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잘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현실적으로 인위적인 교당 통폐합은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해 어렵다는 점과 ▷교화체제를 구조 개편이란 획일적 접근을 하기보다는 자생적 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점 ▷주변 역량을 고도화해 어려움을 주변에서 알도록 하고 이를 해결할 다리가 생기도록 해야 한다는 점 ▷내 교당 중심주의 교화보다는 지구나 지역 중심의 교화를 해야 결국 전체의 이익됨을 인식시키고, 정책적 인센티브도 그렇게 바꾸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 영세교당=영세교당으로 분류되는 증평교당의 허성도 교무는 “처음엔'이것이 현실이구나'하며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했다"며, "2년쯤 지나니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됐는데 해결점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당만 있고 교무만 발령 받았지 아무런 해결점과 대책이 없다는 말이다.

이에대해 교정원 교화훈련부 양제우 차장은 “정책 수립을 위해 최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며 "47%가 영세교당인 현재, 교도님들은 전략적으로 영세교당을 통폐합해 교화를 할 수 있는 위치에 번듯한 교당을 만들자고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화 현장 순회에서 느낀 점은 사실상 교화 정책보다는 교화 지원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따라서 정책보다는 교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인 환경변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교당 설립에 대해서도 허 교무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교단적으로 교당(선교소) 설립을 인가할 때 출발부터 영세하거나 실적 때문에 만드는 경우는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교당설립에 있어서 면면촌촌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시대변화에 따라 교화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다.

또 교역자 정신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말도 나왔다. 생활 모습이 달라졌듯 예전의 전무출신 정신을 현실에 그대로 투영시키려 하지 말자는 뜻이다.



■ 교화정책=재가교도들은 또 “교정원의 지침 세부조항들은 일반 교당이나 교도들이 실현하기에는 거리가 있다"며 이것에 대한 차이를 좁혀달라는 요청도 아울러 했다. 대전교구에서 교화 기획을 해왔던 류백철 교도는 "교화를 위해 교규에 나온 교당규정에 바탕해 각종 내규 등 표준안을 만들어 교당에서 가감하여 사용하도록 했다"며 "그러나 실제로 사용하는 교당은 거의 없었다"는 교구의 예를 들었다.

일선 교화현장의 교무들은 “총부의 교화정책보다는 현장의 교화전략 부재가 가장 큰 난점"이라고 자조했다. 스스로의 책임성을 말한 것이다.

하나의 예로 도시에서는 일반적인 교화가 펼쳐지지만, 시골에서는 탈농현상으로 인해 노인인구만 남아 노인복지분야의 교화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귀농현상도 생기니 귀농자들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 ‘현상에 맞는 전략'은 결국 일선 교무들의 몫이란 것이다.



■ 청소년교화=반면, 청소년전담교무인 이광규 교무는 “기존의 교화는 중앙의 정책보다는 교무 개인의 역량에 기댄 측면이 많다"고 말했으나 "앞으로는 중앙의 정책과 현장의 상황이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출발은 달랐으나 현장을 배제하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는데 동의했다.

시대변화의 속도감을 상실하면 교화의 정체를 면할 수 없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환경 변화에 따른 교화의 키워드는 역시 ‘공동체 교화'였다. 단순한 생활 공동체를 넘어서 교화·의식·문화의 모든 것에서 협력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일례로 청소년의 경우 지구내 교당을 순회하며 교무들이 몇 주에 한번씩 통합하여 법회를 봐 주자는 등 성직자의 인력이 줄어드는 시점의 효율적인 교화방안이 나왔다.

즉, 교구차원의 전체 모임이나 고립된 교당만의 모임을 넘어 지구나 지역의 개념이 강화되는 유기적 교화를 하자는 것이다.

■ 국제교화=5년째 남미 개척교화를 하고 있는 남궁선봉 교무는 “교단의 국제교화는 나름대로의 성적표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세계는 넓고, 원불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간 국제교화는 교단적 지원은 거의 전무하나 위법망구의 자세로 교화에 임해온 것이 사실이다"며 "여전히 국제교화는 정책에 의한 교화를 진행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국내에서 관심과 챙김의 끈은 놓지 말아달라"는 눈물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국제교화의 핵심으로 “교포 중심의 교화보다는 현지인 중심으로 확실한 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풍물, 태권도, 요가, 침술 등 한국적이며 현지의 요구가 강한 것을 잘 파악해 교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어는 지식이 아니고 습관이기 때문에 국내 출재가 교도들의 언어 훈련도 다시 한번 강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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