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봉공회 창립30주년 기념세미나
봉공회의 역할과 과제

▲ 왼쪽부터 박윤철 교무, 김혜전 전 중앙봉공회장, 이세운 교무, 이성록 교수, 유덕정 광주전남교구 봉공회장, 안현진 전북교구 봉공부회장
▲ 박 윤 철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
▲ 이 세 운 교무·원광디지털대 경영학부 교수
▲ 이 성 록 한국재활복지대 교수
성리에 바탕한 영육의 봉공이 이뤄져야 보람

‘어린이 봉공회’ 등 전 교도로 회원 확대해야

은혜마트 등 바자회 넘는 창의적 마인드 필요

올해는 중앙봉공회가 창립된지 30년이다. 무아봉공활동 덕분에 교단은 한국사회에 건실한 종교로
자리매김했다.
13일 중앙봉공회가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사회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봉공회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원불교 봉공회의 이념과 과제’에 대해 박윤철 교수(원광대 교학과)가, ‘봉공회의 활동평가 및 역량강화’에
대하여 이세운 교수(원광디지털대 경영학부)가, ‘미래사회 엔지오, 엔피오 활동’에 대해 이성록 교수
(한국재활복지대)가 각각 발표한 뒤 토론이 이어졌다.
중앙봉공회는 이같은 내적 점검을 통해 오는 5월 중앙총부에서 30주년 기념대회를 준비한다




“성리에 바탕한 봉공 활동이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일반 자원봉사 활동이다.”

김혜전 중앙봉공회 고문은 3분야의 발표 내용을 들은 뒤 대산종사의 법문을 상기하며 영육으로 봉공을 극대화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산종사의 <4대 봉공회 취지문>에는 “…시방세계 일체생령이 본래 같은 포태의 동기형제임을 깨달아 전 세계 방방곡곡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로 하여금 빈곤과 무지와 질병과 재해로 신음하는 동포가 없게 함으로써 온 인류가 두루 평화롭고 넉넉하고 슬기롭고 명랑하게 살기 위하여 다음의 사대봉공회를 결성하고자 그 횃불을 드는 바…”라고 되어 있다.

성리에 바탕하여 육체뿐만 아니라 영육으로 봉공을 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것에 바탕한다.

김 고문은 “지금이 4대 봉공회의 취지가 살아나느냐 아니면 묻히느냐의 기로”라고 했다. 봉공회는 일반적인 재가단체가 아니라 ‘무아봉공’이라는 교리와 교도의 의무를 완수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이다. 즉, ‘봉공회’라는 단체적 입장에서의 접근보다는 ‘봉공활동’이라는 교단적 명분을 분명하게 살려야 한다는 말이다.

대산종사는 원기47년 종법사위에 오르고, 2년뒤 법인절 기념식에서 무아봉공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원기54년 4대 봉공회 법문을 내리자 각 교당 봉공회 활동이 탄력을 받고 조직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기62년 중앙교의회에서 중앙봉공회 탄생을 결의하고, 원기82년 수위단회에서 봉공회 규정을 개정하여 실질적인 중앙봉공회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윤철 교무는 소태산 대종사, 정산종사, 대산종사로 이어지는 선 종법사의 이념과 교단 봉공활동의 실천 모델, 4대 봉공회라는 조직의 근간을 분명히 했다. 또 이세운 교무는 이제 봉공회 조직의 활동에 경영 마인드 도입을 권고했고, 이성록 교수는 앞으로의 엔지오·엔피오 활동에 대해 종합적으로 언급하며 봉공회의 향후 과제를 이웃 단체와의 인적·물적 공유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세운 교무는 “봉공회 회원을 학생과 어린이까지 확대하는 창의적 발상으로 조직을 근본목적에 부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청중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봉공활동의 세근인 교당 봉공회가 살아나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었다.

또 유덕정 광주전남교구 봉공회장은 “원기88년부터 은혜마트를 운영해 보은장터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고 나눔활동을 극대화 했다”며 “정체성을 살린 창의적 경영마인드가 계속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현진 전북교구 봉공부회장은 “연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목마르다”는 질문을 통해 “네트워크는 일단 돈이 들지만 시너지 효과가 크기에 지역사회의 풀뿌리 조직과 연대해야 하며 이를 통해 활동가를 육성할 수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 내었다.

이날 열린 세미나는 이념과 방향 정립 등이 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봉공회의 구체적 현실을 모르는 학자들보다는 내부에서 실질적인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연구했다면 보다 현재의 문제를 개량화 하고 구체적 방안들이 도출되었을 거란 지적이다.

우세관기자 woo@wonnews.co.kr



원불교 봉공회의 이념과 과제

원불교 인간상 = 봉공인

<박 윤 철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

소태산 대종사는 한결같이 ‘공중’과 ‘공익’, ‘공도’를 위하여 일하는 인간을 원불교적 인간상으로 정립하고자 노력했다. 방언공사와 구인제자들의 기도운동을 통해서 공(公)을 위해서 헌신하는 삶이야말로 바로 원불교라는 새 종교 새 회상이 가장 궁극적으로 추구해 가야 할 인간상임을 실천적으로 보여 주었다. 즉 대종사의 일생은 한 마디로 말해 ‘봉공하는 인간’을 기르고 육성하기 위한 생애였으며, ‘봉공하는 인간’ 즉 세상과 이웃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일하는 인간이 바로 우리 원불교가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상이라는 원불교 봉공 이념의 원형을 제시했다.



수제자이신 정산종사는 <건국론>을 통해 8·15해방 직후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건국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운데, 참된 봉공 이념을 갖춘 자라야 건국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임을 이론적으로 역설하셨을 뿐 아니라, 전재동포구호사업의 전개를 통해서 봉공 이념을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대산종사는 취임 초부터 ‘사대봉공회’ 발족에 강한 의지를 지녔다. 출가·재가·국가·세계봉공회 설립으로 각각의 원호(援護)를 주장한 <사대봉공회 취지문>은 원불교 봉공이념과 활동방향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최초의 법문이다. 즉, 대종사와 정산종사의 이념을 구체화하기 위한 기본조직의 골격이 제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토대하에서 원불교 봉공회는 ▷일원상의 철학을 내 것 삼는 공부 ▷효율적인 제도와 연구조직 설립 ▷공동체를 위한 공정하고 평등한 활동 등이 과제다.



봉공회의 역량강화 방안

경영 마인드 도입 필요

<이 세 운 교무·원광디지털대 경영학부 교수>

비영리 조직은 공익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사업이나 자선 사업을 수행하는 자발적인 단체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 공동문제 해결 주체로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

봉공회는 무아봉공의 교리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비영리 단체로 성장하여 왔으나 자생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희생정신 외에도 체계적인 조직단위 노력이 요구된다.

그 첫째는 경영마인드 고취이다.

봉공회는 비영리조직으로 재무적인 이익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운영에서는 경비를 소모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경영학적 접근은 필요하다.

둘째는 창의성의 발휘이다.

거시환경의 변화는 전통적인 방식에 의한 사업활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게 되었다. 청소년이나 청년을 유입하는 등 회원모집과 관리, 업무추진 방식 등 모든 영역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셋째는 고유한 조직문화 구축이다.

봉공회는 재정적인 지원이나 노동에 기반한 봉사활동의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인재를 개발하고 양성하는 산실로서의 기능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

넷째는 네트워크의 창조 및 확산 노력이다.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많은 비영리 조직은 경쟁이 아닌 협력자이다. 따라서 다양한 비영리 조직과의 인적 네트워크 교류나 정보의 공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속적인 평가활동이 수행되어야 한다.

미래사회 NGO·NPO활동

풀뿌리 조직들간 네트워크

<이 성 록 한국재활복지대 교수>

원불교가 개교한지 92년에 4대 종교로 진입한 비결은 ‘무아봉공의 정신’때문이라고 본다.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는 정부기구가 아닌 민간조직을 총괄하며, NPO(Non Profit Organization)는 비영리기구를 뜻한다.

미래사회에서 NGO나 NPO의 역할은 정부나 기업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종교계의 자원봉사단체들은 누구든지 사회의 소외층이 될 수 있음을 예상하여 교도들뿐만 아니라 주변 모든 시민들을 지지하는 조직적인 자원봉사 시스템인 일괄보호시스템(On-Stop Care System)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의 범주 확대 ▷풀뿌리 조직 중심 ▷조직중심에서 지역중심의 활동 ▷자원봉사의 생활화 ▷프로그램에서 생활양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환난상휼의 공동체 풍속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온 것 처럼 말이다.

원불교 봉공활동이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교화 활동과 결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교도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인도 받아들여 참여의 폭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다양한 자원봉사 단체 및 시민사회 단체들과 연대하여 일하는 네트워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당 봉공회의 활동을 지역사회 풀뿌리 조직들과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들과 인적 및 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연대하여 활동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