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스 설문 79% 석존성탄절 개인등 및 팔상등 병행
의식교화 활성화와 진리적 종교 사이 논란

최근 교정원 기획실은 원불교 포털 원티스를 통해 ‘석존성탄절에 어떤 등을 달았는가’와 ‘개인등을 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설문조사 했다.

모두 309명의 교무가 참여한 ‘교당의 석존성탄절 관등 현황’에 50%인 154명이 팔상등과 개인등(가족등)을 달았고, 21%인 65명이 개인등(가족등)만 달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25.6%인 79명이 팔상등만 달았다고 응답했고, 등을 달지 않았다고 답한 교무도 11명이 있었다.

또 ‘교단에서 정책적으로 팔상등을 권했는데 개인등을 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설문에는 170명의 교무 중 74%인 126명이 형편에 맞게 팔상등과 개인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고, 개인등만 달아야 한다는 의견도 5명(3%)이었다.

반면 16.5%인 28명은 기존처럼 팔상등만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관등 자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도 11명(6.5%)으로 여전히 교단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이 설문이 전체 교무와 교당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 있으나 일단 석존성탄절에 개인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연지교당의 김지원 교무는 “지난해부터 교당밖에 청사초롱을 200여개 걸어 대각개교절을 경축하고 뒤이어 열리는 석존성탄절에 연등으로 교체해 걸었더니 인근 주민들이 아름답다며 하나의 볼거리 문화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연등이 하나의 생활문화인 점을 감안해 교화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수위단사무처장인 백인혁 교무는 “개인등보다 가족등으로 유도해 하나의 의식교화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사실 대각개교절과 석존성탄절의 사이가 짧아 많은 교당이 대각개교절부터 십상이나 사은 연등을 밝히고 석존성탄절을 맞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대부분의 교무들은 개신교의 크리스마스트리와 불교의 연등처럼 원불교 열린날의 상징적 문화에 대해 숙고하며 불교와의 차별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흥덕교당 박덕규 교무의 경우 “석존성탄절을 맞아 팔상등 정도의 상징으로 기념식은 하되 개인등을 밝히지는 말고 대각개교절의 의미부각에 치중하자”고 말했다. 일시적 교화효과보다는 장기적 차원에서 고유의 주체성을 지키자는 말이다.

영도교당의 김광철 교무는 “개인등은 경제적 이유와 기복성에 기대는 것이니 만큼 진리적 종교인 원불교의 특색을 미신적으로 훼손시킨다”고 주장 했다.

하나의 생활문화와 의식교화 차원에서 개인등을 달자는 의견과 장기적 차원에서 교단의 주체성을 지키자는 논란은 당분간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개인등 허용 문제는 팔상등 권고라는 수위단회 지침이 있었기 때문에 교정원이 교화방향으로 잡기에 앞서 전체적인 의견수렴과 수위단회 의결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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