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어떤 이는 선악의 성품이 공함을 알지 못하고 굳이 앉아 움직이지 아니하여 몸과 마음을 억지로 눌러 항복 받기를 마치 돌로써 풀을 누르는 것과 같이 하면서 이로써 마음을 닦는다 하니 이것이 크게 미혹함이로다. <수심결 24장 중>

깨달음 이후에도 부단한 닦음이 필요하다면 이제 어떻게 닦는가에 대하여 말해야 할 차례다. 흔히 마음을 닦는다고 하면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굳게 앉아 일체의 번뇌가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데, 이러한 수행은 선악의 모든 망념이 본래 공하여 청정함을 알지 못한 크게 미혹한 수행임을 알아야 한다.

유명한 마조 스님에 대한 이야기다. 마조가 출가하여 열심히 좌선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스승인 회양선사가 물었다. “자네는 좌선하여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부처가 되고자 합니다.” 그러자 회양은 벽돌 하나를 가지고 와서 돌에다 갈기 시작하였다. 마조가 묻기를 “그것은 왜 가십니까?” “갈아서 거울을 만들려고 하네.” 이에 마조는 의아하여 “어떻게 벽돌을 갈아 거울을 만들 수 있습니까?” 하고 묻자 회양은 “벽돌을 갈아서 거울을 만들 수 없다면 그렇게 앉아만 있어서 어떻게 부처를 이룰 것인가?” 하고 마조의 잘못된 수행을 깨우쳐줬다. 이에 마조는 도는 앉거나 서는 등의 몸의 자세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한다.

참다운 수행이란 망념을 일으키는 모든 경계를 떠나 조용한 곳에서 아무 일도 않고 가만히 앉아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경계 따라 일어나는 그 마음을 공부하는 것이다.

경계 따라 일어나는 다양한 마음의 실체를 찾아보자.

시험을 앞두고 불안과 두려움이 일어난다면 과연 그 불안과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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