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산 이성택 교정원장
“교리공부는

나무보다 숲 봐야

교리도는 지도

표어는 나침반

사경도 겸하자”


경산종법사는 지난 1월 ▷교화 대불공 ▷교법 인격화 ▷은혜확산 ▷준법운영 ▷결복 백년대라는 5대 경륜을 밝힌바 있다. 경륜이란 종법사가 재위기간 교단을 운영하기 위한 포부와 계획을 뜻한다. 원불교신문에서는 지난 5월18일부터 7월6일까지 7회에 걸쳐 ‘교화 대불공’을 연재했다.

이어 6회에 걸쳐 ‘교법 인격화’를 연재할 계획인데 이번 호는 수위단원인 이성택 교정원장이 ‘교리 어떻게 인식할까?’를 제시한다. 아울러 선진들 가운데 교법으로 완전한 인격을 이룬 종사위도 연재할 계획이다.




경산종법사님의 교단 5대 경륜 중의 하나로 천명하신 ‘교법 인격화’를 위해서는 먼저 교리의 체계적인 인식이 필요합니다.

원불교 교리는 일원상 진리를 종지로 사은사요와 삼학팔조 등 방대한 체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공부인들이 교리를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칫 부분적인 교리에 머물기 쉽습니다.



교리, 어떻게 인식할까?

대종사님께서 일원상진리를 대각하시고 그 진리관에 입각하여 교리를 편성하였기 때문에 각 교리는 하나의 맥락으로 통하기 마련입니다. 교리를 공부하는 사람이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부분적인 지식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공부는 그 궁극적 대상이 일원상 진리이기 때문에 절대로 부분적인 지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경전을 이해한다는 것은 부분적인 내용보다는 원리와 맥락을 통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교리공부 하려면 나무도 보아야 하지만 숲 전체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숲 전체를 알 수 있도록 교리를 체계화한 것이 ‘교리도’입니다.



교리도 공부

교리도는 원불교 교법의 진수를 담고 있는 교리의 체계적인 그림이며 총체적인 집합입니다.

‘교리도’를 소태산대종사님께서는 “내 교법의 진수가 모두 여기에 들어 있건마는 나의 참 뜻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꼬? 지금 대중 가운데 이 뜻을 온전히 받아갈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부촉품7장)는 표현에서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리의 체계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먼저 교법의 진수를 담고 있는 교리도를 통해서 일원상진리를 주제로 한 각 교리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리도 공부는 교리공부의 시작임과 동시에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리도 공부가 교리공부의 시작이라는 점은 원불교 교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교리도를 먼저 참고함으로써 교전의 다른 부분을 공부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원불교 교리를 공부하려는 사람도 정전 원문을 공부하기 전에 반드시 교리도를 접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교리도 공부 시작의 의미는 부분을 파악하기 이전에 전반적인 내용 파악이 선행된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교리도 공부가 교리공부의 끝이라고 하는 것은 부분적인 정전 내용 공부를 함으로써 원불교 교리 대강을 이해하고 난 다음 다시 교리도를 통한 전반적인 체계를 공부함으로써 교리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결국 교리도를 통해 일원상 진리를 주체한 각 교리간 맥락을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경 寫經

교리를 인식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경전을 쓰는 사경(寫經)을 많이 하여야 합니다.

사경은 예로부터 경전의 내용을 배우거나 널리 전파하거나 보존하는 등의 현실적인 목적과 국가를 수호하고 부모·조상 명복을 빌거나 자신의 업장을 소멸하기 위하여 지성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사경은 경전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게 되어 경전 공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사경을 통한 공덕도 있습니다. 사경을 하는 행위가 신앙심과 정진력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태산 대종사님께서는 ‘경전은 우리의 지정 교서와 참고 경전 등을 이름이니, 이는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하기 위함이요'(정기훈련법)라며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 연습하기를 주의 할 것이요’(상시응용주의사항 3조)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경전 주해와 법설 기록을 많이 하라”시며, “집에서 경전 연습도 부지런히 하여 우리의 교리와 제도를 철저히 알아 가지고 자기의 실생활에 이 법을 잘 활용하라”(교단품 33장)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교법을 인격화 하는데 여러 가지 길이 있으나 사경을 많이 함으로써 경전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교법정신을 체득하여 실생활에 실천으로 나투도록 까지 공부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리를 인식하는데 있어 원불교 교리와 사상의 특징이 집약되어 있는 표어 정신을 이해하여 원불교가 개벽시대 새 종교임을 알아야 합니다.

과거 선천시대와는 달리 개벽의 새 시대는 이 천지와 사회를 변화시키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도 변화시키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종교도 변해야 합니다. 과거의 교리와 이념과 사상을 가지고는 앞으로의 인류를 인도할 수 없습니다. 개벽의 새 시대임을 알 수 있는 원불교 교리와 사상의 특징은 표어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원불교 표어에는 원불교 사상을 단적으로 나타낸 개교표어인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물질 개벽’이란 시대적 진단과 함께 ‘정신 개벽’을 주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교리표어로 일체처(一切處) 일체불(一切佛)에게 보은 합덕(報?合德)하는 산 불공법인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事事佛供)」,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동정간 정신을 성성적적(??寂寂) 적적성성하게 하고 한결되게 하여 여의자재(?意自在)하게 만드는 산 선법인 「무시선 무처선(無時禪.無處禪)」, 동하여도 분별에 착(着)이 없고 정(靜)하여도 분별이 절도에 맞게 공부하자는 「동정일여(動靜一?)」, 정신과 육신을 함께 살리고 도학과 과학을 병진하는 법인 「영육쌍전(靈肉雙全)」, 불법을 생활화 시대화 대중화하여 불은(佛?)속에서 영생을 잘 살도록 하는 법인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佛法是生? 生?是佛法)」 등이 있습니다.



표어 이해

이러한 표어에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신앙문 교리와 ‘무시선 무처선’의 수행문 교리의 종합적 실천과 개벽적 성격을 담고 있기에 표어에 담긴 교법정신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교법의 실천행으로 신앙문 교리의 결론은 ‘감사생활’로 나타나고, 수행문 교리의 결론은 경계 속에서 ‘마음공부’로 나타나야 합니다.

우리는 '교법 인격화'로 소태산대종사님께서 대각하신 혜명의 법등을 나 스스로 더욱 밝히고 만나는 모든 생령에게 전하고 실천하여 사바세계가 일원세계가 되도록 정성을 다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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