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한 마음이 일어나고 있음을 지각하는 것

장석준 교무/영산선학대 교수

그런고로 이르시되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깨침이 더딤을 두려워하라” 하며 또 이르시되 “생각이 일어나면 곧 깨치라. 깨치면 곧 없어진다” 하시니… <수심결 24장 중>

경계를 대함에 따라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좋은 것을 보아도, 미운 것을 보아도 마음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그를 살아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인지능력, 지각능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사람에 따라서, 익혀온 습관과 성장환경, 교육 내용에 따라서 서로 다른 마음 작용이 있을 뿐 인연(경계)을 대할 때 마음이 일어남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이다.

문제는 괴로운 일을 당하여 마음이 괴로울 때, 미운 사람을 만나 마음이 불편할 때, 이룰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음만 탈 때 등 내 뜻과 같지 않을 때이다.

마음을 살피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일어난 마음에 지배되어 끌려 다니거나 또는 나름대로 마음공부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내가 왜 이런 마음을 낼까?' 하고 괴로워하며 그 마음을 없애고자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조국사가 가르치는 마음공부의 요체는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깨침이 더딤을 두려워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깨침이란 그러한 마음이 일어나고 있음을 지각하는 것을 말한다. 내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지각하기 위해서는 늘 마음이 깨어있어야 한다. 마음이 깨어있다는 것은 챙기는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이다.

대종사께서도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하였나니, 챙기지 아니하고 어찌 그 마음을 닦을 수 있으리요' 하시며 역시 수행의 요체는 마음을 챙기는 데 있음을 강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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