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국 교무·원광대 대학교당

어느 날 갑자기 어깨가 뻐근하고 뒷목이 뻣뻣해집니다. 주물러보고 찜질을 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습니다. 이튿날 아침에는 목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로 괴롭습니다.

목이 좌우 어느 쪽으로도 잘 돌려지지 않습니다. 부랴부랴 파스를 사다 붙여도 마찬가집니다.

참고 견디다 못해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한의사 선생님은 ‘거북목 증후군’이라고 진단합니다.

컴퓨터 사용시간이 늘면서 가만히 있어도 머리가 거북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굽어 나오는 거북목 증후군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직업병’으로 꼽힙니다.

책상에서 주로 생활하는 청소년들에게도 나타나기 쉽습니다. 눈높이보다 낮은 위치의 컴퓨터 모니터나 책을 오랜 시간 내려다보아 목 뒷부분의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굳어지는 현상입니다.

“하루에 컴퓨터를 몇 시간이나 사용하느냐?”는 물음에 한참을 손을 꼽아 계산했습니다.

하루 24시간을 바삐 살면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뒤돌아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냥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았습니다.

며칠 동안 한의원을 다니면서 침을 맞고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였더니 점차 좋아집니다. 따끔따끔 통증을 느끼면서 침을 맞다보니 순간순간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가장 두려워해야 할 바늘은 시계바늘”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바늘이기 때문입니다.

시계바늘을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마음공부의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실패하는 삶을 맛볼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은 저장하거나 충전하거나 연습할 수 없기에, 잘 관리하는 것만이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은 “잘된 일 잘못된 일을 살펴보며 새로운 각성으로 매일매일 일기를 계속하여 보라.”고 하십니다.

상시일기는 유념·무념 처리와 학습상황과 계문의 범과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정기일기는 작업시간과 수입·지출과 심신작용처리건과 감각·감상을 기재하는 것입니다. 가치 있게 보낸 시간과 허망하게 보낸 시간을 기록하고 일이 잘되고 못된 것을 대조하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자신을 점검하십시오.

하루하루 일기를 사실대로 쓰다보면 복이 얼마 쌓였는지 죄가 얼마 쌓였는지 자기 스스로 미리미리 분명히 알게 됩니다. 이제 어떤 바늘도 두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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