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재미있고 좋은지 같은 동네에 사는 두 아이는 눈만 뜨면 그림자처럼 붙어 다닙니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깔깔거리면서 함께 뒹굴고 뛰어놉니다. 외동으로 자라는 아이들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친구라도 생겨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땀범벅 흙투성이가 되어서 며칠째 저녁 늦게 돌아왔던 아이는 오늘도 초인종 소리가 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 나갑니다. 나가지 말라고 할 겨를도 없고, 어디 가느냐고 물을 틈도 없었습니다. 현관 앞에 있던 자전거와 축구공이 사라진 것으로만 짐작할 뿐입니다.

시간은 째깍째깍 잘도 흘러갑니다. “또 늦게 돌아오면 어쩌나?”하고 염려하는 순간 아이가 돌아옵니다. 그런데 여느 때와는 좀 다릅니다. 문소리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의 얼굴에는 화가 잔뜩 묻었습니다.

차분히 앉혀놓고 조심스레 이유를 물었더니 씩씩거리며 대답합니다. “하지 말라니까, 자꾸 귀찮게 하고 짜증나게 만들잖아” 친구가 장난으로 하는 행동을 싫다고 했는데도 재미삼아 계속 되풀이하니까 성질이 난 겁니다. 놀다가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고 타일러도 아이는 막무가내입니다.

“한번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말아야지!” “정말 신경질 나. 다시는 걔랑 놀지 않을 거야” 정말 단호합니다. 물론 그리 오래가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항상 법신불 일원상을 모시고 사은님의 은혜 속에 살아가는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은 우리들이 죄업을 짓지 않도록 ‘하지 말라’는 조목을 정해주셨습니다. 그릇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기 위하여 마땅히 지켜야 할 30가지 계문이 그것입니다.

계문을 함부로 범하면 분명히 타일러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죄업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고 결국 자기도 해독을 입기 때문입니다.

“계문을 범하는 자는 곧 나를 멀리한 자요, 계문을 잘 지키는 사람은 곧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니 계문을 특히 잘 지키라”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다만 사람의 정도를 따라 단계적으로 계문을 받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지난날 습관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므로 능히 지킬 만한 정도로 보통급 십계를 받습니다.

조금 공부가 된 사람은 특신급 십계를 받고, 더 능숙한 사람은 법마상전급 십계를 받습니다.

‘하지 말라’는 계문을 지키며 끊임없이 적공하면 항상 부처님과 가까이 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부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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