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당 장상인 교무의 청소년교화 이야기<완>

▲ 혜진원에서 군 법회를 보고 있는 장병들과 공부방 어린이들.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길을 따라 보면 양 옆으로 논밭이 보인다. 그럴때면 잠시 잊었던 계절이 되살아 나곤 한다. 볏짚이 쌓인 논을 지나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군부대에 도착하면 군법회에 대한 교화 의지를 새롭게 다짐 해 보는 시간이 된다.

위병소를 지나갈 때마다 첫 법회 때 그 황당함이 되살아 나기 때문이다.

“원불교요, 법회 볼 장병들이 없다는 데요.”

심장이 꿍꿍 뛰기도 한 시절이었다.

처음 군 법회와의 인연은 “마음이나 한 번 먹어봐라” 는 교감님의 말씀이 기연이 되었다. 얼마쯤 지나니 울산 7765연대에서 각 부대로 원불교 교도를 찾는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연락이 왔다.

연대 인사장교는 매우 친절하게 원불교 종교행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했다. 그러나 바로 며칠 후 “울산에 있는 부대에는 원불교 신자가 없다고 합니다”라는 전화를 하면서 난처한 입장을 보였다.

항상 군부대 법회건으로 도움을 주는 김대화 교도(장애우 보호시설 혜진원 운영)는 “없으면 만들어서 법회를 봐야 되지 않겠냐”며 오히려 교무들을 위로하고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부대별 장교들을 만나도록 주선해 주었다.

만나는 부대 장교들은 “우리보다는 장병들을 직접만나서 그들이 스스로 법회를 보게 해야지 요즘 세상에 위에서 종교행사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혜진원에 봉사 온 장병들과 하나 둘 개인적으로 만나면서 그 부대에 원불교 법회를 보려고 하는데 먼저 법회를 보러와 줄 수 있냐고 물어 보았다. 그 중 조금 친절하고 마음이 좋아 보이는 배장렬 병장에게 꼭 와달고 하면서 혹 원불교를 아는 장병들을 모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리고 부대장교의 승인을 받은바로 그 주부터 부딪쳐 보기로 했다. 부대 위병소를 거쳐서 용감하게 “원불교 법회를 보러 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잠시 기다리라며 안내방송이 나갔다. 기다림이 감사함으로 바꿨다.

배 병장 외에 3명의 장병이 함께 첫 법회를 보았다. 그 중 함께 온 오병장은 어릴 적 원광유치원을 다녔다하고 김 일병은 지금 익산 원광보건전문대학에 다닌다며 멀리 경상도에서 교무님을 뵈니 마치 고향에 온 것 같다 한다.

소중하게 알게 된 오 병장과 김 일병은 꾸준한 법회를 볼 수 있는 든든한 도반이 되었고, 그후 다른 장병들과 만남도 이루어졌다.

교감님의 처음 말씀 이후 법회를 보기까지는 다소 몇 달이 걸렸지만 지금은 7765부대 4대대 법회를 보고 있다. 인연들을 계속 만나게 해준 그리고 몸소 함께 해준 김대화, 옥혜진교도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마음한번’이 법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근본이 되었다. 더욱이 간접교화의 장이라 할 수 있는 원광 유치원과 원광대학교는 대단한 힘이 되어 도움을 받았다.

제대한 배 병장과 오 병장 역시 또 다른 어느 곳에 가서 내가 뿌린 원불교 씨앗의 열매를 맺고 있으리라.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