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교당

새벽에 눈을 뜨면 아내 몰래 거실로 나와 행선을 한다. 화장실에 갈 때는 일기장을 들고 들어가 날짜를 적고, 서원(성불제중 제생의세), 보람(교학상장, 웃음 행복 전도사), 주제(청소, 외하리 사상선), 의두(상대심을 내려놓고 전체를 보아 행하라)를 적고 합장을 한다. 혹 밤새 풀린 의두, 감상이 있으면 적는 것으로 하루 메모는 시작된다.

불단 앞에서 심고를 올리고 요가, 행선, 염불, 좌선을 한다. 그리고 원음 방송, ‘성지의 아침’을 다시듣기로 틀어놓고 가족을 깨운다.

낮에는 틈나는 대로 자투리 좌선, 행선을 한다. 퇴근길에 외하리 농장에 들러 흙집 짓기 사상선을 하고 집에 와서 혼자 밥상을 차려 먹는다. 이때는 대체로 원음방송 ‘맑고 밝고 훈훈하게’를 듣는다. 그리고 무시선 점검표를 체크하고 일기를 쓰고 아내 요가원으로 간다.

입교 이후 내 생활은 엄청나게 성숙되어 있다. 그만큼 단순화되어 있고 탐진치의 노예생활에서 많이 놓여나 있다. 아직도 참 수행자의 길을 걷는 분들이 일어나 심고, 기도, 좌선을 하는 새벽에 일어나고, 저녁이면 참회기도(심고), 좌선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

그러나 지금도 표준을 닮아가려고 노력중이다. 내 기준을 내려놓고 법에 부합되도록 살아야겠다. 내 생활이 오롯이 ‘삼학공부’로 향해 나아가도록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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