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 기러기가 인솔하는 대열에서 벗어나든지 또는 따라가면서도 조심을 하지 못하는 기러기는 그물에 걸리거나 총알에 맞아 목숨을 상하게 될 것이며, 수도하고 교화하는 사람들에게 그물과 총알이 되는 것은 곧 재와 색의 경계라고 소태산 대종사는 촉구해 주셨다.

최근 교단의 인사 이동시기에 인계인수의 과정에서 드러난 일련의 일들과 교화자의 인격에 관한 일들은 수도하고 교화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촉구하신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감찰원에서는 인사 이동시기에 일어날 수 있는 몇 가지 유형을 들어 적법하게 인계인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강조하였다. (본보 1410호 3면 기사 참조) 감찰원에서 촉구한 내용은 교당 또는 기관으로 전입된 기금을 회계에 편입하지 않고 임의로 운영비와 애경사비로 사용한 사례, 또는 교당교의회를 거치지 않고 후임지 개척교당에서 사용하겠다는 명목으로 지출한 사례, 인사발령을 받은 상황에서 인계인수 전에 가까운 인연들에게 기관보조 명목으로 과다하게 지출한 사례들이 있다는 것이다.

재물의 경계는 이기주의와 부분공심에서 비롯된다. 공의를 존중하고 설사 내게는 다소 손해가 가더라도 교단 전체에 이익이 가도록 일을 처리해야 한다. 재물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면 좋은 것은 내 앞에 가져다 놓아야 안심이 되고 내 이름으로 낯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수도하는 사람의 수지대조 방식은 이타로써 수입을 삼고 전체공심으로써 이익을 계산해야 한다.

색(色)의 경계를 해석할 때 남녀욕으로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요즘 말하는 코드라는 말로 재해석하고 싶다. 마음이 맞는 사람은 곁에 두고 잘해주고 싶어하고 그렇지 않으면 관심 자체를 두지 않을 뿐만 아니라 멀리 배척해 버리는 것이다. 교화 받는 사람에게 인격적으로 존경받지 못하면서 군림하려 하고 자기를 따르는 교도에게만 인정을 건네는 교화여서는 안 된다. 교화자는 낮은 곳에서 섬기고 진리에 나아가도록 인연을 이어주는 서비스하는 사람이다. 색의 경계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자유로워야 벗어날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인솔하는 두목 기러기의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뒤따르는 기러기들이 재와 색의 경계를 조심하라고 촉구하신 본의를 깊이 되새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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