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선 공부는 생활 속 수행이다. 이 공부를 하면서 가족을 대하는 마음과 눈이 많이 달라졌다.
요즘은 아내를 보면서 빙그레 웃는 일이 많아졌다.

아내는 그럴 때마다 “왜 웃어”라고 묻곤 한다. 그냥 “당신이 예뻐서”라고 대답하고 만다.
결혼 이후 아내에 대한 계교심은 끊임없이 솟았다.
성장과정도 성격도 체질도 다른데 왜 그리 내 기준에 맞춰 고치려고 안달했던가.

아내는 의도하지 않은 지적들에 마음 많이 상했으리라.
요즘은 아내가 놓친 것들, 바빴던 흔적을 보면 이럴 때 내가 과거에는 이런 생각을 했고 꼭 꼭 꼬집어 논리를 앞세우는 바람에 많이 힘들었겠다 싶어 참회가 되고 그저 빙그레 웃고 만다.

아내도 노력중이다. 아내도 바쁘고 힘이 들 것이다.

이런 생각이 스치는 것을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 일을 곧 내려놓게 되면서 오히려 은혜로, 감사로, 행복으로, 바뀐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즉각적인 반응을 일단 멈춘다. 그리고 아이들의 양심을 믿고 기다린다. 충분히 반성했다 싶을 때 부드럽게 한마디 던지면 이내 알아듣고 고치곤 한다.

대체로 한 마디 던질 때는 교법을 근거로 하거나 성현들의 말씀을 인용한다. 부모 또한 스승의 말씀 앞에 겸허함을 보여주는 것이 자녀교육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안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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