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훈교무의 정전강의7 - 일원상 사은

‘일원상의 내역을 말하자면 곧 사은이요, 사은의 내역을 말하자면 곧 우주 만유로서 천지 만물 허공 법계가 다 부처 아님이 없나니….’

일원상의 신앙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제자를 향해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고 그 진리를 믿어 복락을 구하는 것이라고 하시며 밝히신 내용이다.

일원상 진리의 위력은 사은을 통해서 나타난 것이며, 천지 우주 만물 모든 것은 사은의 구체적인 표현이다. 우리의 삶은 일원상 진리의 위력으로 유지된다.

이러한 일원상 진리의 위력이 곧 은혜이며, 한 없이 크고 무한한 이 은혜를 네 가지로 구분하여 사은이라고 한다. 네 가지 은혜는 구체적으로 천지은,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을 말한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받았을지라도 우리는 은혜를 입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원상 진리로부터 받은 은혜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은혜가 얼마나 크고 한량없는 것인지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소태산 대종사님께서는 만약 일원상진리의 무한한 은혜가 없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유지하며 살 수 없다고 하셨다.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보전될 수 없음을 밝히신 것이다. 숨 쉬고 먹고 마시고 잠자는 모든 살아가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없으며 만물이 만물로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늘의 공기, 땅의 바탕 등 천지를 통해 베풀어주신 천지은, 낳아서 길러주신 부모은, 도움과 공급으로 살아가도록 해준 동포은, 안녕과 질서로 삶을 보호하여주는 법률은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 모든 존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천지은·부모은·동포은·법률은이 없다면 과연 이 세상에서 살 수 있겠는가?

네 가지 은혜는 이처럼 모든 존재가 삶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로서 끊임없이 베풀어주신 일원상 진리의 위력이다.

추울 때 작은 난로를 가져다주면 은혜로 알지만 태양이 하늘 위로 떠오르는 것을 은혜로 알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한 끼 맛있는 음식을 사주면 은혜로 알지만 날마다 마주하는 소박한 밥상이 일원상 진리의 은혜 즉 사은의 산물임을 알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작은 은혜와 처음 주는 은혜는 느낄 줄 알지만 큰 은혜와 계속되는 은혜를 잘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여기고 누리던 것을 한 걸음 물러나 살펴보면 은혜 아님이 없는 것이다. 잠시라도 사은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다면 그 크신 은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감사하고 또 감사해도 부족한 것이 진리의 무한한 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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