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내 삶을 지배해온 지독한 습관이 조급증, 욕속심, 상대심이었음을 이제야 확연히 알았다. 돈 욕심이라기보다는 인격, 지식, 능력에 대한 상대심, 열등감의 노예생활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범자들을 보면 닮고 싶어 했다. 대학생활 초반에는 내성적 성격을 뜯어 고쳐보겠다고 술 잘 먹고 잘 노는 친구들 좇아 그들이 있는 술집, 자취방 등을 전전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더 허망했다. 내가 더 순수하고 장점이 더 많음을 알고도 자부할 마음의 힘이 부족했다. 늘 지쳐 있었고 상대심은 나를 따라다녔다.

다행히 원불교 교법을 만났고 수행길 물으면서 차츰 ‘선'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선을 통해 내 안의 정서 환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지독했던 상대심의 뿌리가 보이기 시작하니 이내 내려놓게 되고 분별, 주착에서 놓여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오히려 상대들이 편안해졌다. 내가 변해야 상대가 변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요즘은 생활 속 의두로 ‘상대심을 내려놓고 전체를 보아 행하라’를 정하고 나날이 연마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비위가 상했던 상대들에 대한 관념, 선입견을 잘 내려놓게 되고 더 깊이 이해가 된다. 상대와 관계없이 내가 할 일이면 편안하게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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