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영성의 진급, 영혼의 풍요로움, 나아가 내 일거수일투족이 부처의 삶이 되는 것이리라. 생활이 곧 삼학공부다.

나 하나 잘 살고 나 혼자 극락을 누리기 위한 공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신을 수양하고 사리를 연구하는 것도 생활 속에서 활용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막연하게 전원의 삶. 생태적인 삶을 동경해 왔다. 늘 땅을 갖고 싶다고 해왔더니 어린 아들이 자기 돼지 저금통을 가져와서는 땅 사라고 한 적도 있었다.

원을 세우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이치를 이제 좀 알 것 같다. 그러나 그 원이 최대한 지공무사해야 한다는 단서도 붙는다는 점도 느끼고 있다.

드디어 그 원을 함께 이룰 동지가 나타났다. 지금 이웃하여 나란히 흙집을 짓고 있는 김 선생은 5년 전 함께 전근을 간 학교에서 첫날부터 뜻이 맞아 같이 땅을 찾아 다녔다.

작년 말 특별한 인연으로 땅을 함께 구입했다. 그리고 흙집을 짓고 있다. 기초 돌을 고정시키는데 시멘트 몇 포를 제외하고 황토, 소나무, 편백나무만 사용하고 목천공법을 적용하여 손수 짓고 있다. 2년 공사 기간을 정하고 매일 퇴근하고 한두 시간 주말엔 하루 혹은 반나절을 투자한다.

‘행복을 여는 무시선’ 점검표 주제도 ‘외하리 사상선’을 정하고 ‘평온함과 마음 다함’을 대조해 본다.

흙집 짓기의 사상선을 통해 내게서 약했던 실천력, 행동성이 조금씩 채워져 감을 느낀다. 이 흙집 짓기가 끝나면 수행 주제가 무엇으로 확대될지 모른다. 그러나 내 행복을 열고 내 이웃의 행복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확대되리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다음호부터는 금정교당 정광희 교도의 수행담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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