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훈교무의 정전강의

매일 아침, 모두가 자리에 정좌한 뒤 시작을 알리는 목탁소리와 함께 '일상수행의 요법'을 독송한다. 교화단회를 하거나 작은 법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도 어김없이 '일상수행의 요법'의 한 조목 한 조목을 외워나간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원불교 교도라면 누구나 쉽게 자주 암송하는 것이 바로 '일상수행의 요법'이다. 그런데 '일상수행의 요법'을 암송할 때는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눈은 감거나 아래로 향한다.
일상수행의 요법을 외울 때에는 시선이 바깥이나 다른 사람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과 내면을 향한다는 뜻이다.
'심지(心地)에 요란함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심지에 어리석음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심지에 그름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신 · 분 · 의 · 성의 추진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감사생활을 하였는가 못하였는가, 자력 생활을 하였는가 못하였는가, 성심으로 배웠는가 못 배웠는가, 성심으로 가르쳤는가 못 가르쳤는가, 남에게 유익을 주었는가 못 주었는가'
뜻을 음미하며 대조하고 또 대조해보는 것이다. 잠시 떠돌던 마음을 챙기고 챙겨보는 것이다. 이렇게 대조하며 챙기는 가운데 교법대로 생활하고 있는지, 마음을 잘 수호하며 밝혀가고 있는지, 아는 만큼 실행해가고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게 된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 작은 데로부터 커진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나니, 그러므로 이소성대(以小成大)는 천리(天理)의 원칙이니라' 라고 하셨다. 이소성대 즉 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이룬다는 것은 모든 사물뿐만이 아니라 신앙과 수행에서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신앙과 수행을 하는 것도 한 마음 한 생각을 놓치지 않고 대조하며 챙기는 가운데 성장하기 때문이다.
'일상'이라는 것은 우리의 하루 생활 전반을 말한다. 이 하루생활을 세분하면 곧 일분일초의 시간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일상수행의 요법은 이러한 일분일초, 또는 경계를 대할 때의 순간순간 자신의 마음을 대조하며 밝혀가는 중요한 방법이다. 날로 한 번씩 대조하며 세밀히는 경계를 대할 때마다 대조한다고 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의 대조란 결국 한결같이 자신의 마음에 아홉 가지 조항을 비추어 살펴보는 것이다.

어린 나무가 한 살 두 살 나이테를 형성하며 거목으로 성장하듯이 일상수행의 요법은 날마다 깊이를 더하는 신앙인, 수행인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성불의 기본지침이다. 챙기는 재미, 대조하는 재미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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