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장-

부처님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정욕을 보기를 마른 섶 같이 볼지니 마른섶은 불을 만나면 곧 위험해 질 것이요. 정욕이 많은 사람은 경계를 만나면 또한 위험해 지므로 처음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먼저 그 욕심 경계를 멀리할 지니라."

육근(六根)을 육정(六情)이라 한다. 근에는 정식(情識)이 있는 까닭이다. 마음이 육정에 머물러 애욕에 얽히는 것은 새가 그물 속에다 몸을 내던지는 것과 같고, 온갖 악업을 지어 몸을 망치는 것은 나방이가 등불 속에 날아드는 것과 같은 것이라(대전 요통선사)하였다.

육근(정)은 마른 풀과 같고 육진 경계는 맹열한 불과 같으니 마음이 진공묘유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도인은 마땅히 그 욕심 경계를 멀리 해야 할 것이다.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백월산(경남 창원군 소속산) 무등곡의 계곡에 들어가 수도하였다. 박박은 북쪽 계곡의 사자암에 부득은 남쪽의 암자에 살면서 각각 미타불을 염송하고 미륵불을 염송하였다.

성덕왕 즉위 8년, 해는 저물어 가는데 나이 20이 가깝고 얼굴이 매우 아름다운 낭자가 난초의 향기와 사향 냄새를 풍기면서 북암에 와서 자고 가기를 청하였으나 박박은 거절했다. 낭자는 남암으로 가서 또 전과같이 청하니 부득은 그를 맞아 암자 안에 있게 했다. 날이 샐 무렵 낭자는 부득을 불러 말했다. "내가 불행히 마침 산고가 있으니 짚자리를 준비해 주시오" 해산을 끝내고 목욕하기를 청하여 물을 데워 목욕을 시키니 통속 물이 금액으로 변한다.

낭자는 "스님도 이 물에 목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 못해 그 말에 좇았더니 온몸이 금빛이 되어 미륵불이 되었다.

한편 박박이 생각하기를 "오늘 밤에 반드시 계를 더렵혔을 것이니 비웃어 주리라"하고 가서 보니 미륵존상이 되어 금빛으로 변해 있었다. 부득은 박박에게 통속에 들어가 목욕하도록 하였다. 박박이 목욕을 하여 금빛으로 변하여 아미타불이 되었다.(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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