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육쌍전 도량으로 거듭나다

▲ 원기 92년 삼동원 훈련을 마치고. 교도들과 함께.

■ 교도들 오고 싶어 하는 교당, 재미 솔솔∼
■ 선훈련 통해 신심과 공부심 한층 성숙


백수교당 초입 도로변에는 강아지풀, 달맞이꽃, 메꽃이 여름 바람을 맞아 하늘거린다. 지천에 널려있는 흔한 산야초라도 계절에 맞게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장어허리 같은 아스팔트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자 고구마 밭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전형적인 농촌 교당 풍경이다. 제법 넓은 고구마 밭에는 푸른 내음이 물씬 난다.
 ▲ 7월6일 안양원광 한의원과 백수교당 후원으로 백수읍민을 위한 한방무료진료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잠시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인 오전 11시다. 리모델링한 법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탁혜진 주임교무, 박기선 교도회장, 장윤전·오윤식 주무, 김경심 여자부회장, 김인효 봉공회장, 김영민 단장, 장덕신·이현인·강명환 중앙이 방금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모양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연이어 교화 보따리가 펼쳐졌다. 교당 일반교화 사례를 비롯 12년간 지속된 한방무료진료, 교당 리모델링을 하면서 일어났던 기적 등 이야기 꺼리가 다양했다.

탁혜진 교무는 "성지 교도들이라 신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이유가 없다. 그 마음이 편안하고 순수하다. 신앙수행생활도 정성스럽다. 이것이 교당 교화와 연결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박기선 교도회장은 "영광지역에서 떠오르는 교당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교무님의 교화방법이 한몫했다. 인화와 화목으로 교화하시니 교도들간에 단결이 잘된다"고 말했다.

교도들도 이에 질세라 한 두마디 칭찬의 말을 건네면서 서로를 격려했다. 한 눈에도 교도들이 오고 싶어하는 교당임을 알수 있었다. 서로가 칭찬하는 곳에 교화가 있기 때문이다. 매주 새로운 얼굴들이 법회에 참석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강명환 교도는 "교무님의 교화 방법으로 인해 남자단들도 즐거움이 넘쳐 흐른다. 남자단원들의 숫자도 엄청 늘어났다. 한달에 한번씩 야외단회를 할때도 한 집안 식구같은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 7월 7∼12일까지 진행된 선 훈련을 통해 교도들의 신심과 공부심을 한층 성숙시켰다. 도시와 마찬가지로 바쁜 농촌 생활에 마음이 쉬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것. 법호인들에게는 의두요목으로 의두연마를 하게 했다. 공부를 통해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다. 그 파급 효과는 대단했다. 선을 난후 주인의식이 생겨난 교도들이 늘어났다.
좌선 주관 책임자인 오윤식 교도는 "선 훈련이 후 한번도 좌선에 빠지지 않는다. 대종사님 법 만나 마음공부를 많이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다"고 말했다.

장윤전 교도는 "그 전에도 좌선 공부를 했지만 선을 나고 나서 더 새로운 마음이 일어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좌선을 하고 나면 일 할 때 온전한 마음으로 챙길 수 있었다"고 공덕에 대해 의견을 나타냈다.

선 훈련의 과정과 효과에 대해 대화가 오고 가던 중 갑자기 장덕신 교도가 감상담 발표를 하겠단다. 모두가 환영하는 눈치다. 장 교도는 편지지에 쓴 글씨를 읽어내려 갔다.

교도들은 장 교도의 "육근 동작에 순서를 얻는 자력이 생겼다. 순서를 정하여 하루 일을 시작하다 보니 행복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 동선도 했으면 좋겠다"는 대목에서 박수를 보냈다.
서로가 공감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니 공부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모습이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하루 하루의 정성이 지속됐으리라.

김경심 교도는 "교무님은 교도들에게 공부심을 일깨우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라고 자랑했다.

이런 정성심은 결국 작년에 이어 올해 80여명의 입교수와 교당 법회 출석수가 늘어난 것과 연관이 있다. 잠자는 교도들이 속속 법회에 참석한다. 교당이 유익이 되고 재미가 있다는 증거다.

금년 3월까지 전교도 법위단계별 훈련 이수와 70명의 교도들이 법회 출석상 서원을 세운것에서 그 효과가 톡톡히 나타났다. 또한 남자교도들을 중심으로 교당에서 8Km 떨어진 하사리까지의 법회 차량봉사, 15명의 봉사단원으로 조직된 전작반의 활동들도 교화의 큰 흐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가교역자 10명 배출'을 위해 교당 장학회를 설립해 교도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영민 교도는 "교무님이 오셔서 살맛나는 교당이 됐다. 교화도 잘하시고 교도들도 잘 챙긴다. 교당 교화가 활성화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교도들이 교당안 고구마 밭에서 풀을 뽑고 있다.

탁 교무는 "교당 운영을 투명하게 하다보니 서로간에 믿음이 생겼다. 유지금은 재 투자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9월중에 신입교도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오자 마자 교도들이 고구마 밭을 살피기 시작했다. 영육쌍전의 도량으로 거듭나는 교당의 한 단면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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