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신앙인 | 원광여자고등학교 김화인 학생

강한 책임감으로 학교 법당 주인 역할
교당·교구·전국학생회 임원으로 활동

교립 원광여자고등학교 원불교 동아리 원향회 총무인 김화인 학생(2학년·북일교당)은 직함이 여러 개다.

교당 학생회장인 화인이는 중앙교구 학생연합회에서는 보은헌공부장, 원불교전국학생연합회에서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화인이를 가장 분명하게 나타내주는 것은 친구들 사이에서 불리는 '법당 걸(girl)'이라는 별명. 학교법당을 자기 집만큼이나 자주 드나들기 때문이다.

"학교 안에 법당이 있으니 가깝게 느껴지고, 친구들이 있으니 더 가벼운 마음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법당을 자주 다니다 보니 눈에 보이는 일거리는 모두 화인이 몫이 된다. 교무님의 작은 심부름부터 법당 꾸미기, 심지어 설교 피드백까지. 원광여자고등학교 교당 이경서 교무는 "처음 법당을 나오겠다는 약속을 한 이후 지키지 않은 약속이 없다"며 "책임감이 강해 무슨 일을 맡겨서 두 번 이야기 한 적도 없다"며 큰 믿음을 나타냈다.

원광여자고등학교는 익산에 있는 다섯 개 교립학교 가운데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활발한 교화가 펼쳐진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학생법회 출석인원은 평균 100명 이상. 학생들이 직접 경종과 목탁을 치며 진행하는 법회에 화인이와 같은 임원들의 역할은 클 수 밖에 없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교사법회도 미리 방석을 깔아두는 등 학생들이 직접 준비를 한다.

"우리가 준비한 법회를 우리가 보고, 선생님들이 보시는 것이 좋다"는 화인이는 "처음 설명기도를 준비할 때는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 이제는 우리들에게 맞는 설명기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얼마전 부터는 친구들과 함께 기도도 시작했다. 저녁식사 후 옹기종기 법당에 모여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원을 올리는 순간은 법신불 일원상과 진솔하게 만나는 시간이 된다.

맡은 자리가 여러 개다 보니 화인이의 활동 폭도 그만큼 넓어진다. 지난 4월 대각개교절을 맞아 개최된 중앙교구의 '아하데이페스티벌'에서는 교구임원으로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얼마전 진도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1차 교구학생훈련에서는 진행보조로 교무님의 손발 역할을 도맡았다. 지난 주말 열린 전국학생연합회장단 훈련에도 참가해 다른 교구 임원들과 함께 논산육군훈련소 법회 도우미 역할을 했다.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바로 학업문제. 공부에 부담스럽지 않은가란 질문에 화인이는 "그렇지 않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공부에 방해가 안되도록 시간관리를 한다는 것. 문득 '예회에는 모든 일을 미리 처결하고 교당에서 공부에 전심하기를 주의하라'는 정전 법문이 떠올랐다. 학생임에도 화인이는 이 법문을 잘 실천하고 있었다.

부모님인 김용원, 이도현 교도(북일교당)의 큰 믿음도 화인이의 든든한 배경이다. 어머니 이 교도는 불법연구회 초대회장이자 중앙총부 기지를 희사한 서중안 대호법과 부인 정세월 정사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화인이의 취미는 그림그리기와 독서. 특히 책은 잡으면 푹 빠져든다. 그런 까닭에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문헌정보학과를 생각중이지만 최근에는 또 다른 길도 고려하게 됐다. 바로 원불교의 성직인 전무출신이다. 화인이는 고3이 되는 내년 초까지 꿈을 분명히 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원불교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으면 좋겠다"는 화인이의 웃음이 더욱 해맑아 보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