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쓰는 교당 / 경기인천교구 동안양교당

▲ 동안양 교도들이 정전 공부를 한 후 일기 발표를 통해 문답 감정을 하고 있다.

정전공부하며 일기기재 빠른 변화 보여
신입교도 법회 후 40분 씩 6개월간 공부

정전공부하며 일기기재 빠른 변화 보여신입교도 법회 후 40분 씩 6개월간 공부

 

마음공부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는 동안양 교당. 초행길이라 위치를 물은 후 출발했다.

서울 충무로에서 오이도 방향 지하철을 타고 인덕원에서 내려 7번 출구로 빠져 나왔다. 10분쯤 걸으니 4층의 우람한 건물이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다. 처음 방문한 교당이지만 교당입구 양쪽에 새겨진 문구에 관심이 간다.

'원래는 없건마는 경계 따라 있어지나니'. 경계 따라 일어나는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을 알아 차리라는 내용임을 알 수 있었다.

경계가 일어나는 마음의 원리를 생각하면서 교당 2층 계단을 오른다. 선실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가 정겹다. 월초기도가 진행중이었다.

뒷편에 앉아 교도들을 살피니 모두가 기도에 일심이다. 불전 양옆에도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가 주련처럼 걸려 있었다. 어딘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기도가 끝난후 이런 이유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여느 교당과 달리 마음공부 정기일기 기재로 문답 감정하는 교당임을 알 수 있었다.

김관진 교무는 "교화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공부이며 교당은 훈련과 공부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교화의 모든 키워드가 교도들의 공부진작에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요가교실은 화요일 오후 8∼9시30분 , 대종경 공부는 목요일 오후 8∼9시30분, 정전공부는 금요일 오전 10∼11시30분, 고경은 화·수·목·금요일 오후 2∼3시에 실시된다. 교도들은 대 환영이다.

교당을 찾은 날은 마침 정전공부를 하는 날.

오전에 월초기도가 있는 관계로 오후에 시작됐다. 주임교무를 비롯 이성민·나성훈·김연희·이경일·이용인·김상화·유경은·이명륜·이지원·지종우·이세은 교도가 참석했다. 평균 10여명이 정전 일원상 장을 중심으로 공부를 한다. 이날은 일원상 진리에 대해 봉독한 후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유경은 교도는 "교도들에게 일원상 장을 중심으로 정전공부를 시키는 이유는 법으로 무장을 시켜 실생활에 활용 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며, 공부 방향을 잡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일기발표와 문답감정이 진행되는 동안 교도들은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70을 훌쩍 넘긴 나성훈 교도의 '경계에 끌려가지 않았어요' 일기발표에 참석한 이들은 핑퐁 문답감정을 하면서 서로서로 공감을 표했다. 공부심이 묻어나는 일기발표이기 때문이리라.

-'아침 식사 시간이었다. 더워서 선풍기를 켰는데 진산님이 선풍기 머리를 치켜 놓았다고 이야기 한다. 오늘 처음 하는 말이 아니다. 치켜 놓으면 내리면 되지 누가 그랬으면 어떻게 하려구. 듣기 싫은 생각이 쏙 나온다. 그러나 바로 오늘은 경계에 질 수는 없다고 꼭 붙잡고 자성의 정을 세웠다. 마음 평정하고 편안한 음성으로 "선풍기를 옮겨 놓으면 고개가 치켜들어 지더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속마음은 대단한 건수라도 건진듯 '오우'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경계에 속지도 않고 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부터는 치든 선풍기 머리는 내가 숙여 놓아야지 뭐가 어려워.' -

나 교도의 일기에서 경계따라 마음을 보는 것과 정전 대조, 정전을 내것 삼으려는 적공심이 엿보인다. 이런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참석한 교도들은 인증한다.

김 교무가 지도하는 정전공부는 문답감정대조를 뛰어 넘어 정전이 자기 것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 선과 기도를 통한 적공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전공부를 통해 일기를 기재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변화가 빠릅니다. 경계 속에서 공부하니 그 공부가 더 절실해 지고 절대 자리와 연결되어집니다. 이를 위해 정전에 맥을 대고 그 다음 자기적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

이 말은 법으로 대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적공을 통해 힘을 쌓아야 하는 것과 그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안양 교당에서는 교도들의 공부심 진작을 위해 원마을(http://www.won.or.kr/wonmaeul/club/donganyang/index.html) 정전 마음공부방에 발표된 일기들을 차곡차곡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일요법회시 실시된 강연자료를 올려 놓은 강연 공부방, 이주의 설교·강연, 감상담, 행사 등이 동영상으로 올려져 공부심을 더욱 진작 시키고 있다.
신입교도방에는 회장단이 책임을 맡아 신입교도들을 교육 시킨 내용들이 담겨있다. 법회후 40분씩 교육을 시켜 6개월 후에는 단 배정을 한다.

지종우 교도는 "합장하는 법과 절하는 법, 목탁 사용법 등 교도들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시범과 실습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교무님의 마음공부 특강은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도들의 공부심 진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동안양 교당. 40∼50대가 주축이 되어 공부 열기로 뭉친 교당인 만큼 그 앞날이 밝다.

교당 계단을 내려오자 창문 너머에 백일홍이 고개를 내민다. 교화꽃이 피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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