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이장경 -26장-

천신이 옥녀를 부처님께 바치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가죽주머니 온갖 더러운 것을 지닌 네가 무엇 하러 왔느냐? 물러가거라 나에게는 쓸데가 없다"하시니 천신이 부처님을 더욱 공경하고 도의 뜻을 물으며 그를 위하여 일일이 가르쳐 주시니 수다원과를 얻었다.

부처님께서는 한 물건도 버리지 아니하시니 삼계의 대도사요 사생의 자부시라. 욕계 색계 무색계의 일체 모든 중생을 품에 안으사 성불제중의 길을 열어주시는 대 능력이 있으시다. 부처님을 시험코자한 천신을 버리지 아니하시고 도를 일일이 해석해 주시어 수다원과를 증득케 하여 주시어 수다원과를 증득케 하여 주셨다. 도를 닦는 사람은 애욕의 바다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니 빠지게 되면 본래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옛날 어떤 도사가 바라문 집에 가서 밥을 빌었다. 바라문은 그 부인을 시켜 밥을 들고 가서 주게 하였다. 그의 앞에서 있는 밥을 주려고 온 바라문 부인의 아름다움을 보고 도사는 곧 마음이 변하여 바라문에게 "욕심의 맛과 허물의 재앙과 벗어남" 이라고 말하였다. 바라문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여 이내 물었다. "어떤 것을 욕심의 맛과 허물의 재앙과 벗어남이라 하는가" 도사는 곧 바라문의 부인을 안고 끙끙대고는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이것이 욕심의 맛이다." 바라문은 매우 화를 내어 지팡이로 그 도인을 내리쳤다. 도인은 다시 말하였다. "이것이 허물의 재앙이다." 바라문이 다시 치려하자 도인은 문밖으로 달려 나가다가 바라문을 돌아보면서 "이것이 벗어남이다" 하였다.(잡비유경22)

한제자 여쭙기를 "진묵대사도 주색에 끌린바가 있는 듯 하오니 그러 하오니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내들으니 진묵대사가 술을 좋아하시되 하루는 술을 마신다는 것이 간수를 한 그릇 마시고도 아무 일이 없었다 하며 또 한 번은 감나무 아래에 계시는데 한 여자가 사심을 품고 와서 놀기를 청하는 지라 그 원을 들어 주려 하시다가 홍시가 떨어지매 무심히 그것을 주으러 가시므로 여자가 무색하여 스스로 물러갔다는 말이 있나니 어찌 그 마음에 술이 있었으며 여색이 있었겠는가. 그런 어른은 술 경계에 술이 없었고 색 경계에 색이 없으신 여래시니라."(대종경 불지품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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